북한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인 약 4년 만에 안방에서 축구 국가대표 경기를 치른다. 11일 일본 공영 방송 NHK와 교도 통신 등에 따르면 북한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4차전인 일본과의 경기를 예정대로 오는 26일 오후 5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개최하게 됐다.
일본축구협회는 이날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이러한 사실을 공식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AFC가 최근 평양에 시찰단을 파견해 직접 준비 상황을 점검한 결과 경기 개최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홈에서 축구 국가대표 경기를 여는 것은 지난 2019년 10월 15일 한국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를 치른 이후 약 4년여 만에 처음이다. 일본으로서도 축구 국가대표팀이 북한 원정에 나서는 것은 2011년 11월 15일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이후 약 12년여만이다.
북한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오랜 기간 국경을 폐쇄하고 스포츠 국제 대회에도 불참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참가를 시작으로 국제 스포츠 무대에 복귀하기 시작했고, 현재 2024 파리 올림픽과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예선에도 참가하고 있다.
한편 북한과 일본의 스포츠 교류는 최근 무르익고 있는 북일 간 대화 분위기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달 9일 국회에서 북일 정상회담 추진 관련 질문에 "구체적으로 여러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며 긍정적 제스처를 나타냈다.
이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달 15일 담화를 통해 “(일본이)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수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발표에 유의하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낸 바 있다.
또한 이달 6일에는 산케이신문이 기시다 총리가 납북 피해자 조기 귀국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표명한 가운데 일본 의원들 사이에서도 관련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