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희 티빙 대표는 12일 서울 상암동 CJ ENM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범경기만으로도 많은 트래픽이 유입돼 확실히 야구가 팬심이 강한 스포츠가 맞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저희가 충분히 만족스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많은 이용자들이 티빙을 통해 야구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티빙에 따르면 시범경기가 시작된 지난 주말 1시간 최대 트래픽이 약 100만에 달했고, 동시접속자수는 40만명에 이르렀다.
최 대표는 지난 4일 티빙이 정식 출시한 월 5500원 요금제인 '광고형 스탠다드'와의 조합을 기대했다. 광고요금제를 야구 중계를 염두에 두고 준비한 것은 아니지만, 야구 중계로 광고요금제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이를 통해 티빙이 투자한 막대한 중계권료를 회수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티빙은 KBO 리그 중계를 위해 3년간 연평균 450억원을 투자했다. 단순 환산하면 총 1350억원을 쏟아부은 셈이다. 최 대표는 "단기간 (중계권료) 회수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광고요금제를 통해 유·무료 중계 시점에 광고 수익 측면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반 이용자 유입을 위해 티빙은 오는 4월 30일까지 모든 티빙 가입자가 KBO 리그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 기간까지 광고요금제를 구독하면 첫 달 100원에 이용 가능한 프로모션도 시행했다. 반면 당초 일각에서 거론됐던 네이버 등으로의 중계권 재판매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콘텐츠에 투자를 한 만큼 이를 토대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스포츠 콘텐츠를 지속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최근 스포티비는 물론 쿠팡플레이까지 가세하며 중계권 경쟁이 치열해졌다. 실제 현재 티빙이 진행 중인 독일 축구 리그 '분데스리가' 중계권은 내년부터 쿠팡플레이로 넘어간다. 다만 티빙 측은 좋은 콘텐츠로서 스포츠의 가치는 분명한 만큼 가능한 범주 내에서 최선의 투자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최 대표는 "경쟁으로 인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많은 팬들이 디지털에서 (스포츠를) 보고 있는 만큼 저희 또한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를 통해 고민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며 앞으로 추가적인 중계권 확보 기회가 오면 투자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불거진 '부실 중계' 논란은 큰 변수다. 티빙 자체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야구 용어와 선수 이름 등이 잘못 기재된 사례가 수차례 발견됐다. 또 문자중계에 같은 선수 이름이 중복해서 노출됐고, KBO 메인 스폰서인 신한은행 이름을 모자이크 처리하는 등 기본적인 실수들이 지나치게 많이 나왔다. 이로 인해 야구팬들의 비난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시범경기 중계 서비스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했고 더욱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며 "개막 전까지 제대로 된 중계 서비스를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제공 중인 중계 서비스가 빈약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문자중계 내 선발 라인업 등 기초적인 정보조차 제공하지 않아 시청자들이 한눈에 경기 상황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티빙은 아직 구현되지 않은 여러 기능들을 순차적으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우선 원하는 장면을 돌려볼 수 있는 '타임머신' 기능과 주요 장면을 '스폿 마커'로 표시해 주는 기능을 오는 23일 시즌 개막에 맞춰 추가한다. 선발 라인업, 팀 간 전적, 선수 정보 등 실시간 데이터 제공도 개막전부터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소리만 재생할 수 있는 '오디오 모드'는 오는 4월 8일 선보이며, 최대 5경기까지 동시에 볼 수 있는 '멀티뷰' 기능은 6월 중 제공이 목표다. 티빙 라이브 서비스 내 실시간 채팅 기능도 시즌 개막에 맞춰 개편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티빙 관계자는 "KBO리그 중계 시스템과 콘텐츠 제작을 위해 투자를 확대했다"며 "야구 팬덤이 24시간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스포츠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