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으로 보는 오늘의 대한민국 (2024년 2월 29일자)
연예인·유튜버 등 유명인들이 스캠 코인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잇따르는 가운데 '크립토스프링(Crypto Spring·가상자산 강세장)'이 오면서 코인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7일 경찰청이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상자산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규모는 1조41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3544억원에 불과했지만 하반기에만 약 7000억원이나 늘었다. 검거 건수와 검거 인원도 지난해 9월까지는 233건, 390명이었지만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는 281건, 988명까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상자산 범죄 피해규모가 크게 늘어난 배경은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의 가격은 2100만원대로 출발해 3월부터 3000만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10월 4000만원대에 진입, 12월엔 5900만원대까지 올랐다. 연초 대비 연말 가격은 150% 이상 급등한 것으로 투자자산으로서 가치가 오르자 사기 아이템으로 활용도도 올라간 것이다. 이전까지는 코인 가격이 오른다며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 판매하는 행위(투자리딩방)나 코인 판매 실적에 따라 각종 수당을 지급해 사람을 모으게 하는 행위(다단계)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코인 범죄 유형이 진화하면서 투자 사기 수법이 다양해진 것이다. 예를 들면 기존의 로맨스 스캠은 SNS에서 이성에게 접근해 특정 코인의 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채굴 사이트 가입을 통한 채굴 수익을 미끼로 한 사기 수법으로 진화하는 식이다. 금융감독원은 올 7월 가상자산 이용자법이 시행을 앞두고 규제 공백기를 틈타 가상자산 투자사기가 판치자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및 투자사기 신고센터'를 개편·운영하고 있다.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를 악용하는 불법 유사수신 업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