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갚지 못해 '급매물' 신세가 된 이륜차 제조업체 KR모터스가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를 놓고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2020년 채무상환을 위해 35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는데 갚지 못해 급하게 매물로 나왔기 때문이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R모터스는 LVMC 홀딩스 및 오세영 회장이 보유한 '매도인 지분' 19.3%와 제51회 사채권자의 CB 전환권 행사 시 예상 보유지분 31.7%를 함께 매각하려고 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KR모터스의 몸값은 400억원대다.
즉 인수자는 KR모터스 최대주주가 된다. 대신 회사 빚도 함께 넘겨받아야 한다. 제51회 CB의 권면총액(350억원)에 만기보장수익률(108.8%)을 반영하면 회사는 381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지난해 3분기 말 분기보고서 기준 KR모터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63억원에 불과하다.
현재 KR모터스는 차입금을 갚기 위한 자금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도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신주 3100만주를 찍어낸다. 예상 발행가(879원) 기준 유상증자로 272억원을 조달할 수 있다. 자금조달이 완료되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5.2%였던 총차입금 의존도가 19.1%로 하락한다.
회사의 '재무 리스크'와 별개로 사업 가치는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KR모터스는 LVMC홀딩스 자회사로 지난 1978년에 설립된 효성기계공업을 모체로 하는 모터사이클 제조회사다. 스쿠터, 바이크, 전기 이륜차 등 이륜차 전체 카테고리의 엔진 및 완성차를 제조하고 있다. '효성' 인지도를 활용한 브랜드 파워도 갖고 있다.
인수자는 KR모터스가 소유한 부동산을 활용할 수도 있다. 회사는 창원시 성산동·중앙동 및 고성군 양산리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토지면적은 7만3028㎡다. 매각 시 약 7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간사인 KB증권이 이 복잡한 매각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인수자는 KR모터스의 빚을 떠안아야 하지만 회사의 사업 매력도는 높다"며 "매각을 주간하는 KB증권 M&A 2부팀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