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정부가 준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 내용이 이달 중 공개된다. 상장사들에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치 제시 등 기업가치를 높일 계획을 밝히도록 하는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12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 최상목 경제부총리 주재 비상경제장관회의를 통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벤치마크 대상으로 삼고 있는 일본의 경우 도교증권거래소가 지난해 3월 주당순자산가치(BPS) 1 이하인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자본수익성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 방침과 구체적인 이행 목표를 공개하도록 요구했다.
이후 지난해 말 기준 개별 상장기업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알린 상장사는 프라임시장 1656개사 중 39.9%인 660개사였다. 앞으로 기업가치 제고 노력 공표를 검토하겠다는 상장사들을 포함하면 그 비율은 49.2%까지 높아진다.
또 정부가 추진 중인 주주가치 제고 우수기업 등으로 구성된 지수 도입과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종하는 연기금이나 기관의 자금이 얼마나 유입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앞서 도쿄증권거래소가 개발한 기업가치 제고 기업에 가중치를 둔 'JPX 프라임 150' 지수는 ROE가 자본비용보다 높은 상위 75개 기업과 PBR이 1을 초과하는 상위 75개 기업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7월 지수가 출시된 뒤 올해 1월 이를 추종하는 ETF의 상장도 이뤄졌다.
지수 개발에 관심이 쏠리는 건 연기금이 벤치마크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일본 공적기금(GPIF) 등이 2014년부터 '닛케이 400' 지수를 벤치마크로 활용해왔다. ROE가 높은 상위 400개 기업을 편입해 만든 이 지수는 아베 정부의 주주가치 증대 노력의 하나로 도입된 지수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지난 1월 17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에서 처음 거론된 뒤 대략적 방향만 제시된 상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증권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하는 자리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운용하겠다며 세부 내용을 이달 중 발표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상장사 주요 투자지표(PBR·ROE 등)를 시가총액·업종별로 비교공시 △상장사들에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등으로 구성된 지수 개발 및 ETF 도입 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