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저평가 기업 찾아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관심 집중

2024-01-3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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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가치보다 시가총액 낮은 기업들 기업가치 개선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금융당국이 국내 상장사의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개선하기 위해 오는 2월부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운용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저 PBR 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저 PBR주로 알려진 GS, CJ, DB금융투자, DL건설, LG, LS, 현대모비스,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각각 4.10%, 1.34%, 1.42%, 1.41%, 2.51%, 3.06%, 1.98%, 1.30%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가 0.07% 내리며 장 마감한 것과 대조된다.
 
금융당국이 추진하려는 주주가치 부양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오는 2월부터 시행된다. 세부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금융위원회는 한국거래소와 협의해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PBR 등)를 기업규모, 업종별로 비교 공시, 상장사에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지수 및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총액이 보유 자산보다 적은 PBR 1배 미만 기업이 스스로 주가 부양책을 내놓도록 유도한다는 복안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PBR이 낮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스스로 어떻게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을지' 공시를 하게 유도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높이는 제도를 운용해 보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PBR은 각 기업의 시가총액과 순자산(자본총계) 간의 비율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지표다. 시가총액을 자산으로 나눠 그 값을 구한다. 기업이 1주당 어느 정도의 자산을 가졌는지를 파악하기 쉽다.
 
이날 기준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PBR 1배 미만인 종목은 1129곳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시 전체 종목(2610개)의 43.25%에 해당한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한국 코스피 PBR 평균은 0.9배로 미국(4.6배), 일본(1.4배)와 큰 차이가 난다"고 평가했다.
 
다만, 투자자들이 단순히 PBR만 낮은 기업에 투자를 한다면 기업 가치 대비 주가가 낮으나 주가가 장기간 오르지 않는 현상인 밸류트랩에 빠질 수 있다는 증권가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공매도 금지 이후 첫날 폭등 사태와 유사하게 주가가 무겁다고 인식되는 저 PBR주들이 급등세를 연출한 점은 생각해볼 문제"라며 "시장의 수급이 저 PBR주로 쏠린 이유는 연준 정책 불확실성, 지정학 리스크, 4분기 주요 기업 어닝쇼크 등 최근 국내 증시 전반적인 분위기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저 PBR 기업을 대상으로 한 주주환원책 강화는 국내 증시의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지만 2월 중 발표 예정인 정책의 구체화 정도 및 기업들의 시행 의지를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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