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으로 보는 오늘의 대한민국 (2024년 2월 6일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불법 경영권 승계 1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검찰이 이 회장을 기소한 지 1252일, 약 3년5개월 만에 나온 법원의 1심 판단이다. 합병비율 조작, 중요정보 은폐, 주요 주주 매수, 국민연금 불법로비 등 검찰이 제기한 대부분의 혐의에서 무죄가 선고되면서 국정농단 이후 거듭돼 온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본격적으로 해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장 등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최소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1일 기소됐다. 당시 그는 그룹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의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자 제일모직의 주가는 올리고 삼성물산의 주가는 낮추기 위해 이 같은 부정행위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았다. 그러나 법원은 두 회사 합병이 전체적으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고, 비율이 불공정해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한 거짓공시·분식회계를 한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재계는 삼성의 경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도체 수요가 회복되고 첨단산업 투자에 대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현 상황에서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가 한국의 수출 및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