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차·고성능차'로 돌파구 모색했지만…여전히 중국·일본 車 수출 부진

2024-01-3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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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대·日 0.1%대 점유율 그쳐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수출 물량이 8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지만, 중국과 일본에서 각각 3000대도 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이 향상됐고, 일본은 자국 브랜드의 판매 비중이 높아져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특히 현대자동차·기아의 경우 고급차와 고성능차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점유율이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다.

3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 6곳(현대차·기아·한국GM·KG모빌리티·르노코리아·타타대우)이 지난해 196개국에 수출한 자동차 대수는 모두 276만3499대로 기록됐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한해 270만 대 이상을 수출한 것은 2015년(297만4114대) 이후 8년 만이다.

지역별로 보면 북미가 154만9164대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유럽연합(EU) 43만5631대, 중동 21만9530대, 오세아니아 18만7118대 순이다. 단일 국가별로는 미국이 130만5991대로 최다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캐나다 21만8721대, 호주 16만9205대, 영국 8만7064대 순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주요 교역 상대국인 중국(2571대)과 일본(1506대)에 대한 수출 물량은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중국의 경우 향상된 기술력이 국내 업체들의 중국 시장 진출에 걸림돌로 꼽힌다. 최근 중국은 정비된 산업 체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화웨이의 디지털 자동차 개발 플랫폼 등 일련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이 응용되면서 발전한 스마트 자동차 개발이 새로운 진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외산 완성차 메이커가 공략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분류된다. 도요타 등 현지 메이커가 시장을 촘촘히 장악한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주요 교역국인 중국·일본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중국 현지에서 중국 겨냥 전략차종인 EV5 첫 공개와 EV데이 등 마케팅을 집중했지만 100여개사가 넘는 중국 토종 전기차 업체의 물량공세를 당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폭스바겐, 도요타 등이 중국시장에서 뒷걸음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누계 판매실적으로 현대차·기아는 중국에서 28만5942대를 팔아 1.48% 점유율을 기록했다. 2016년 179만대로 7.7%였던 점유율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사태를 계기로 곤두박질치면서 여전히 1%대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후 중국 전기차 업체의 가파른 성장이 2차 타격을 가했다.

일본 시장에서도 고전 중이다. 지난 2009년 일본 시장에서 철수했던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아이오닉5와 수소연료전지차 넥쏘 등 2개 차종을 앞세워 지난 2022년 5월 일본시장에 재진출했다. 내연기관차를 배제한 채 순수 전기차만 출시했다. 전통적인 딜러망 구축 대신 테슬라식 온라인 판매를 선보인 것도 특이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진출 2년차를 맞이한 지난해 되레 판매 실적이 전년에 비해 소폭 감소하는 등 좀처럼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수입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일본 시장에서 489대를 팔아 일본 수입차 시장의 0.19%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월 일본 시장에 진출한 중국 전기차 BYD가 같은 기간 1446대(0.58%)를 판매했다. 

현대차·기아가 이같이 일본시장에서 부진을 겪는 이유는 예상보다 일본의 전기차 전환이 더딘 것이 꼽힌다. 일본의 전기차 판매비율은 전체의 2.2%밖에 되지 않는다. 시장 여건이 성숙되지 않은 만큼 중형의 고가 전기차로만 공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당분간 현대차는 이미지 구축 및 시장 여건을 다지는 기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오닉 5 사진현대차그룹
'아이오닉 5' [사진=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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