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등을 둘러싸고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이른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퇴치를 위한 협력에 나섰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양국 정부는 30일 중국 베이징에서 펜타닐 문제 공동 대응을 위한 첫 실무회의를 개최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미국 측 대표단은 마약단속국과 법무부, 국토안보부, 국무부, 재무부 당국자 등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펜타닐 퇴치에 협력하기로 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미국에서 펜타닐 과다 복용이 18~49세 사망원인 1위가 될 정도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한 가운데, 펜타닐 주요 공급처인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이 그 원료를 대부분 중국에서 얻고 있어 문제 해결을 위해선 중국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펜타닐 원료를 공급하는 중국 업체들을 단속할 것을 중국 정부에 거듭 요청해 왔다.
미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가 미·중 정상회담 이후 펜타닐 원료를 공급하는 자국 기업에 대해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한편 이번 실무회의 개최 합의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방콕에서 회동한 이후 이뤄졌다. 미·중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만난 두 사람은 한반도 문제를 포함해 양안 관계 등 포괄적인 현안을 협의했으며, 이르면 올해 봄에 두 정상의 전화 통화 회담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