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영 초 배우들의 열연과 탄탄한 줄거리로 '역시 공영방송 대하 사극', 'K-사극 기강 제대로 잡네' 등 호평을 얻었던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이 결국 쉬어간다.
최근 한 시청자가 청원 게시판을 통해 고려거란전쟁의 완성도를 위한 청원의 글을 올렸고, 이 글에 1000명 이상 동의하자 제작진이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이 시청자는 청원 글을 통해 "17화 이후로 졸작이 된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대본 작가 교체 ▲완성도를 위한 결방 ▲이정우 작가에게 수여한 2023 KBS 연기대상 작가상 수상 취소 또는 몰수"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주말극인 고려거란전쟁은 설 연휴 기간인 오는 2월 10~11일 결방한다.
제작진은 시청자의 강한 항의와 원작자의 비판을 의식한 듯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우려와 걱정을 잘 알고 있으며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 모두가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라는 점 역시 깊이 새기고 있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남은 회차를 통해 외적의 침입을 물리치고 동북아에 평화의 시대를 구현한 현종과 강감찬 장군의 호국정신을 완성도 있게 그려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제작진은 시청자들이 드라마 논란을 이유로 이정우 작가 교체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선 "1회부터 방송을 마친 20회까지 드라마의 모든 대본은 이정우 작가가 직접 집필했다"며 극초반 집필을 다른 작가가 맡았다는 추정에 대해 사실이 아님을 밝혔다. "앞으로도 대본 집필은 이와 같다"고 덧붙여 작가 교체는 없음을 시사했다.
전우성 감독과 이정우 작가는 논란에 대해서 "길승수 작가는 이정우 작가의 대본 집필이 시작되는 시점에 자기 소설과 '스토리텔링의 방향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고증과 관련된 자문을 거절하였고 여러 차례 자문에 응해 달라고 요청하였지만 끝내 고사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난 이 드라마의 작가가 된 후, 원작 소설을 검토하였으나 저와는 방향성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고, 그때부터 고려사를 기반으로 처음부터 이야기를 다시 설계했다. 제가 대본에서 구현한 모든 신은 그런 과정을 거쳐 새롭게 창작된 장면들"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해명엔 그 누구도 수긍하지 못한 모양새였다.
특히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전개에 불편함을 호소하며 "역사 왜곡 막장 전개", "이게 대하사극이냐? 원작 핑계로 여론을 호도하지 마라"란 내용의 트럭 시위까지 벌였다.
한 주 쉬어가며 사태 수습에 나선 KBS가 현명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하 KBS 답변 전문>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을 사랑해 주시는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최근 불거진 여러 혼란에 대해 제작진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의 완성도를 위한 시청자분들의 고견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시청자분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청원해 주신 내용과 관련한 제작진의 답변입니다.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의 모든 대본은 이정우 작가가 직접 집필한 것입니다. 1회부터 방송을 마친 20회까지 이정우 작가 단독으로 역사적 자료를 통한 고증과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완성하였습니다. 이 점 오해 없으셨으면 합니다. 향후에도 대본 집필은 이와 같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설 연휴를 맞아 일요일 스페셜 방송을 준비 중이며, 본방송은 1주간 결방할 예정입니다. 그 기간을 통해 완성도 높은 작품 제작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제작진은 최근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에 대한 시청자들의 우려와 걱정을 잘 알고 있으며,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라는 점 역시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남은 회차를 통해 외적의 침입을 물리치고 동북아에 평화의 시대를 구현한 현종과 강감찬 장군의 호국정신을 완성도 있게 그려나가겠습니다. 프로그램을 통해 지켜봐 주시고 앞으로도 많은 성원과 사랑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