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날이 흐렸던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있는 '삼성리서치 아메리카(Samsung Reserch America·SRA)'를 찾았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차로 30여 분 거리에 있는 SRA는 삼성전자 혁신 기술을 연구개발(R&D)하는 산실이다.
1988년 처음 설립됐지만 이후 2015년 마운틴뷰 캠퍼스에 자리 잡았다. 3만5815m²(1만834평) 부지에 연구원 7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혁신적 탁월함의 토대가 되자’는 미션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미래 핵심 기술을 연구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재 마운틴뷰 캠퍼스에서 유일한 로봇개인 ‘강아지 발(Patro paw)’은 2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 기업이 만들어 24시간 SRA를 지키는 일종의 경비견 역할을 한다. 주변을 모두 둘러보고 온 Patro paw는 제자리를 찾아 알아서 배터리 충전까지 해냈다.
특히 SRA는 최근 주목받는 삼성전자 인공지능(AI)의 핵심 기지로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2018년 SRA 산하에 설립한 'SRA AI 센터'가 그 중심에 있다. 이곳에서는 실리콘밸리의 AI 전문가들과 협력해 연구 역량을 강화한다. 또 사용자 개개인에게 최적화한 경험을 제공하는 AI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날 SRA에 대해 소개한 노원일 SRA 연구소장(부사장)은 “이번 언팩을 맞이해서 뿌듯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AI 온 디바이스를 비롯해 카메라 기술, 디지털 헬스 기술 등 SRA가 상당한 선행 연구를 통해 기여했다고 생각한다”며 “최근에는 AI 쪽으로 많은 선행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7일(현지시간) ‘갤럭시 언팩 2024(Galaxy Unpacked 2024)’를 통해 ‘갤럭시 AI’가 탑재된 갤럭시S24 시리즈를 선보였다. 여기엔 삼성리서치가 작년 자체 개발해 내놨던 생성형 AI ‘가우스’도 함께 내장돼 실시간 통역 등 다양한 AI 기능을 지원한다.
노 부사장은 이어 “현재 삼성리서치는 14개국에 15개 연구소를 두고 있는데, SRA는 미국 실리콘밸리 한복판에 있어 혁신의 산실이라고 보면 된다”며 “SRA는 설립된 지 만 30년 넘었다”고 설명했다. SRA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원천 기술과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SRA 연구동 앞에서 주변을 살짝 둘러만 봐도 ‘NASA’라고 크게 적힌 미국 항공우주국 건물이 보였다. 실리콘밸리 내 SRA가 혁신 기술의 산실임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 밖에도 SRA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구글, 애플 등 사무실이 위치해 있었다.
아울러 기술력만큼이나 직원 복지 측면의 우수성도 눈에 띄었다. 박성호 SRA 전략팀장은 “SRA는 ‘도그 프렌들리(Dog Friendly)’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며 “현지에선 집에 반려견을 혼자 두지 않으려는 사람이 많아 그런 직원에게 출근할 때 반려견을 데려와 캠퍼스 잔디밭에서 뛰어다니게 하는 등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