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속 시중에 풀린 돈 3895조원…6개월 연속 늘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월 시중에 풀린 돈이 6개월 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1월 중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통화량(M2 기준)은 전월 대비 35조3000억원(0.9%) 증가한 389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 이후 증가세로, 증가 폭 역시 전월(10월 +0.3%) 대비 늘었다.

광의통화(M2)란 넓은 의미의 통화량으로 각 경제주체들이 통화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 예금처럼 당장 현금화해 쓸 수 있는 돈뿐만 아니라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까지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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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 유동성 추이를 금융상품별로 살펴보면 정기예적금과 수익증권 등 금전신탁을 제외한 전 상품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증권은 파생형·채권형 펀드가 증가세를 지속하고 주식형 펀드가 증가 전환하면서 전월 대비 8조8000억원 늘었고, MMF도 금리 변동성 확대에 따른 자금의 단기운용 유인이 커지면서 7조원 증가했다. 정기예적금 역시 11월중 예금금리 상승, 은행의 법인자금 유치 노력 등으로 6조1000억원 늘면서 한 달 새 증가 전환했다. 

유동성 추이를 경제주체별로 보면 11월 가계(가계 및 비영리단체) 자금이 정기예적금과 수익증권 중심으로 11조6000억원 가량 늘었다. 가계 M2 자금은 지난 7월 0.7% 상승 전환한 이후 5개월 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공기업과 민간을 포함한 기업 통화량도 외화예수금과 정기예적금을 중심으로 4조5000억원 가량 늘었다. 보험·증권·카드사 등 예금취급기관을 제외한 금융기관을 가리키는 기타부문 유동성도 정기예적금·MMF·금융채를 중심으로 16조8000억원 가량 급증했다. 다만 기타부문은 소폭 감소했다. 

한편 단기자금 지표이자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예금만 포함하는 협의통화(M1, 계절조정계열 기준)는 전월 대비 4조3000억원 증가한 1201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M1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따라 움직이기 쉬운 자금을 가리킨다. M2에 2년 이상 장기 금융상품, 생명보험 계약 준비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 유동성(Lf)은 47조원 이상 증가했고 Lf에 국채, 지방채 등을 더한 광의유동성(L) 또한 한 달 전보다 79조5000억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