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떠나 신당을 만들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보다 앞서 민주당 의원 129명의 만류가 있었지만, 오래전부터 신당 창당을 시사해왔던 이 전 대표의 결심을 막기엔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특권과 성역 없는 정치, 거대 양당제 타파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그는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 정신을 강조하며 "잘못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것은 비겁한 죄악"이라며 "김 전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가 대한민국을 더는 망가뜨리지 못하도록 싸울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 신당의 영향력이나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현역 의원들의 합류가 미미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현재 이 전 대표 신당에 합류 의사를 밝힌 현역 의원은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들이 전부다. 드러나지 않은 물밑에서 접촉 중일 가능성도 있지만, 정치권에선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본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본인이 말하는 그 거대 양당에서 국회의원부터 도지사, 국무총리, 당 대표까지 하신 분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다"며 "저런 모순적인 모습에 공감하지 못하는 현역 의원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역 중에 하위 20%로 평가받은 의원들이 신당에 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잘 몰라서 하는 소리"라며 "국민의힘처럼 컷오프 하는 게 아닌 이상 실제로 움직일 사람은 굉장히 적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의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지금 우리 당과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겠지만, 이 대표 중심으로 당원들의 의견이 잘 뭉쳐있기에 불편한 점이 있어도 당적을 옮길 의원들은 없을 거라 본다"며 "확장성이나 한계가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총선을 뛸 선수도 부족하고, 비전도 국민 공감을 못 얻고 있다"며 "여러 진영을 아우르려는 것 같지만 지금 소위 제3지대에 있는 이낙연, 이준석, 양향자, 금태섭 등을 모두 좋아할 국민들이 어디 있겠나. 오히려 이도 저도 아닌 모습에 표를 던지기 어려워할 국민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도권의 한 4선 의원은 "민심의 흐름은 정권 심판에 있다"며 "신당이 나온다 해도 타격을 받으면 여당이 받았지 민주당이 타격을 받진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