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내년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교한 대미 통상·외교가 필요한 시점에 전문가로 꼽히는 한 권한대행 퇴진에 따른 통상 카운터파트너 부재 역시 우리 경제에 악재다.
국회는 27일 본회의를 열고 한 대행에 대한 탄핵안을 표결에 부친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한 대행 직무는 즉시 정지되며 최상목 부총리가 권한대행직을 승계받는다.
야당은 최 부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관련 국무회의에서 직접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던 만큼 헌법재판관 임명과 쌍특검법(김건희·내란 특검법) 처리에 한 대행보다 비교적 우호적인 판단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최 부총리가 권한대행을 승계하면 정부의 경제정책 추진이나 경제위기 시 대응 등에 일정 부분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전에 열린 국무회의 직후 사의를 표명한 최 부총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이 만류해 자리를 지키며 대내외에 정부의 안정적인 위기 관리 능력을 알리는 데 총력을 기울여 왔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이 한 대행과 같은 이유로 최 부총리 탄핵까지 추진한다면 경제적 혼란이 더욱 가중될 공산이 크다.
국무위원에 대한 잇단 탄핵은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주미 대사 출신인 한 대행에 대한 탄핵으로 대미 통상 네트워크가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실상 경제를 이끌어가는 동력이 수출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경제 전망 역시 어둡다. 한국경제인협회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를 통해 내년 1월에 내수와 수출이 모두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1월 BSI 전망치는 84.6으로 내수(88.6)는 2020년 9월(88.0) 이후 5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은 90.2로 2020년 10월(90.2) 이후 51개월 만에 최악의 수치를 나타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대비는 경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손발이 다 묶여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 경제가 맷집이 좋은 상황이 아니라 조금만 충격을 받아도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