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 '마음의 집'이었던 민주당을 떠난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었다"며 "그러나 민주당은 이미 '낯선 집'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피폐에는 저의 책임도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 "특히 민주당 소속 시장의 잘못으로 2021년에 치러진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기존 당헌을 고쳐가며 후보자를 낸 것은 제가 민주당 대표로 일하면서 저지른 크나큰 실수"라고 사과했다.
또한 "2020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일하면서 민주당 지도부의 위성정당 허용 결정에 동의한 것도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또 자신보다 하루 빨리 당을 떠난 '원칙과상식'(김종민‧조응천‧이원욱) 의원들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부패한 정치를 도덕적이고 깨끗한 정치로 바꾸는 길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힘을 모아야 한다"며 "우선 민주당에서 혁신을 위해 노력했던 원칙과상식 동지들과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의 양당독점 정치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온전하게 지속될 수 없다. 다당제 실현과 함께 개헌을 통해 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했으면 한다"며 "현재의 대통령제는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 집중된 최고 권력을 잡을 수 있도록 돼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특권 없는 정치와 성역 없는 법치를 구현하겠다. 잘못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것은 비겁한 죄악"이라며 "저는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가 대한민국을 더는 망가뜨리지 못하도록 싸우겠다"고 선포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조정식 사무총장이 탈당을 만류하는 입장문을 냈는데, 어떻게 보셨느냐'는 질문에 "그분뿐만 아니라 129명의 동료 의원들도 성명 발표했다. 제가 그분들의 처지였다면 훨씬 점잖고 우아하게 말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민주당에 없는 어떤 가치를 갖는 정당을 만들려고 하는 건가'라는 물음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선 '국민보다 반발짝만 앞서가라'면서 중도개혁을 추구하셨다"며 "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을 자처해왔는데 지금은 그분들로부터 충분히 신뢰 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이 연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게 필요하다 했다'는 질문엔 "그 부분은 문 전 대통령과 나도 잘못을 인정한 바 있다"며 "이 위원장이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올해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는 얼마나 낼 계획이냐'는 물음엔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많이 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