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홍콩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 현장검사와 관련해 “2~3월이 지나기 전에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려 한다”고 9일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신년 금융 현안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불확실성을 너무 오래 두는 것은 금융감독원에도 금융회사에도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필요한 검사를 최대한 빨리 진행하고 투자자 의견도 청취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8일 시작된 현장검사에서 ELS 판매과정에서 법규 위반 여부와 판매한도 관리 등 전반적인 관리체계를 심층 점검하고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엄중히 문책할 예정이다. 분쟁 민원 처리 과정에서는 판매원칙 실질적 준수 여부와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을 함께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도 “ELS가 본인 책임하에 가입하는 금융투자상품이므로 투자자들도 각자 투자에 일부 책임져야 할 부분이 당연히 있다”며 “상품 자체가 사기성인 것들과 ELS를 똑같이 보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부적절한 KPI 설정이나 운영상 문제점이 드러난 마당에 판매 행위에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검사를 통해서 보고 있다”며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도 책임 문제와는 별개로 개선이 필요한 지점이라는 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H지수가 2021년 2월 1만2229에서 2022년 10월 4939까지 급락한 뒤 지난해 말까지 이를 회복하지 못하면서 H지수 기반 ELS가 금융시장 현안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11월 기준 H지수 기반 ELS 판매 잔액은 19조3000억원이고 이 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판매 잔액은 15조4000억원이다. 지난해 말 H지수가 5769에 머문 점을 고려하면 ELS 만기가 도래하는 올해 초부터 대규모 투자자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돼 금융당국이 대응에 나섰다.
한편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주요 은행의 담합 행위에 대한 제재 절차에 나선 것과 관련해 이 원장은 “구체적인 기록이나 자료를 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다만 절대로 금감원이 관망할 이슈는 아니므로 경각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조치해야 할 게 있으면 당연히 할 것”이라며 “공정위가 제기한 문제의식을 통해 금융권 담보인정비율(LTV)·손실률·낙찰률 등과 관련해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점검할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공정위는 주요 은행들이 LTV 등 대출에 필요한 세부 정보를 공유해 고객에게 유리한 대출 조건이 설정되지 않도록 담합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