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 출마를 위해 조기 사임한다. 그의 빈자리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7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미셸 상임의장은 벨기에 언론에 "나는 2024년 6월 유럽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정했다"며 "EU 지도자로 임기를 시작한 지 4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그간 내가 한 일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유럽의 미래를 위한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밝혔다.
원래 미셸 의장의 임기는 11월까지였다. 하지만 유럽의회 선거가 6월에 진행되는 만큼 사임이 불가피하다.
5년마다 치러지는 유럽의회(EP) 선거를 계기로 EU 지도부는 교체되거나 연임된다. 유럽 의회는 총 4억5000만 명인 회원국 인구 별로 700여 명의 의석이 할당되며 직접선거로 선출된다.
미셸 의장의 조기 사임으로 인한 대체자를 선출하지 못하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상임의장 선출 절차는 의회 선거와 무관하지만 통상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EU 집행위원장·상임의장, 주요 기관장 등 EU 최고위직 분배를 두고 치열한 협상이 벌어진다.
헝가리는 오는 7월부터 유럽연합(EU)의 순회 의장국을 맡는다. EU 조약에 따르면 새로운 상임의장이 선출될 때까지 공백기에 순환의장국을 맡은 회원국 총리가 상임의장 역할을 대행하게 된다. 이는 헝가리 총리가 EU 의장을 대리한다는 의미다.
독재정치자로 불리는 오르반 총리의 EU 상임의장 대리는 위험 요소다. 오르반 총리는 반민주주의적 모습과 친러시아 행보로 지탄을 받고 있다. 지난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유일한 EU 지도자이기도 하다.
특히 EU의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을 둘러싼 우려가 나온다. 오르반 총리는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을 거부한 후 "브레이크를 걸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