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9~12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 핵심 화두는 생성 인공지능(AI)과 가전·자동차 융합이다. 빅테크뿐 아니라 전 세계 주요 IT·가전·자동차 업체들이 자사 기존 제품·서비스와 생성 AI 결합 방안에 대해 일제히 공개할 전망이다. '온 디바이스 AI' 시대 개막을 알리는 분수령이다. 온 디바이스 AI란 네트워크 없이 단일 기기로 나만의 AI 비서를 실행하는 것을 말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CES 2024에는 기업 3500곳과 관람객 13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CES보다 각각 10% 늘어난 것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 대유행) 이후 열린 전 세계 전시회 가운데 최대 규모다. 전시 공간도 전년 220만개에서 240만개로 늘었다.
다만 미국 IT 매체 벤처비트와 최근 인터뷰에서는 "오픈AI가 선보이고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이 이끈 생성 AI는 아직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샤피로 회장은 특히 "생성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과 생성 AI를 윤리적이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전 세계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기조에 맞춰 CES 2024에선 상원 대표 등 미국 정부 핵심 관계자들이 참석해 생성 AI 발전·규제 방안에 대해 발표한다.
CES 2024에 가장 적극적인 빅테크는 생성 AI의 두뇌 역할을 하는 AI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행사 기간 14번의 라이브 세션(기술 강연)을 열고, 생성 AI가 미디어·모바일·엔터테인먼트(게임) 산업을 어떻게 바꿀지 조망한다. 특히 생성 AI와 전기차·자율주행차를 결합하는 방안에 대한 세션을 3일에 걸쳐 진행하며 차량용 AI 반도체 시장 공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낼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소비자용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미국 정부 제재로 AI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중국 기업을 겨냥한 '특화 AI 반도체'도 공개할 전망이다. 중국 특화 AI 반도체는 미국 정부의 대중 제재를 교묘하게 피하면서, 초거대 AI 학습·추론(실행)에 필요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행보에 대항해 경쟁사 인텔·AMD·퀄컴 등은 CES 2024에서 차세대 반도체를 공개하며 온 디바이스 AI 시대 대응 방향을 알린다.
MS·구글·아마존·메타 등 대규모 자체 개발자 행사를 진행하는 빅테크는 CES 2024에서 따로 신기술 공개를 하지는 않는다. 대신 대규모 전시 공간을 차리고, 생성 AI가 가전·자동차 산업 전반을 어떻게 바꿀지에 관한 실제 사례를 시연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차에 주력하는 빅테크 테슬라는 직접 참가하지 않고 대규모 생성 AI 공개 행사를 따로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