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의 이야기를 접한 후 평생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무섭게 뒤쫓고 있는 샤오미의 레이쥔 최고경영자(CEO)는 17일 중국 국영 중앙TV(CCTV)의 인터뷰 프로그램 ‘면대면(面對面)’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대학교 도서관에서 우연히 실리콘밸리 관련 책을 접한 것을 계기로 창업을 결심했고,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우상이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BCI에 따르면 지난달 4000위안(약 73만원) 이상의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1.8%포인트 증가한 14.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아이폰의 점유율은 50.8%로 21.2%포인트 줄어들었다.
레이 CEO는 “내가 잡스에 대해 잘 아는데, 나는 잡스 같은 사람이 아니고 잡스처럼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렇다고 샤오미가 다른 다른 방향으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지 못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레이 CEO는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과 좌절에 부닥쳐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아이폰에 대적할 만한 스마트폰을 내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샤오미 14가 전 시리즈보다 잘 팔릴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인기 있을 줄은 몰랐다”고도 전했다.
레이 CEO는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샤오미 전기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샤오미가 전기차를 직접 만들게 된 건 글로벌 선두 기업이 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전기차 개발에 몰두해 왔다며 “첫 모델에 3400명의 엔지니어가 투입됐고, 100억 위안(약 1조82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R&D) 비용이 들었다. 다른 기업들의 10배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자동차 시장에서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각오라고 레이 CEO는 덧붙였다.
실제 지난 6년 동안 샤오미의 R&B 투자는 연간 38.4%의 성장률을 보였다. 올해 R&D 투자 규모는 1000억 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레이 CEO는 지난달 모교인 우한대에 13억 위안(약 2368억원)을 기부한 것을 계기로 이날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대학 졸업 6년 만인 1997년부터 우한대에 장학금 기부를 시작했으며, 이후 '레이쥔 장학금'을 설립해 총 1억3000만 위안을 모교에 전달한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우한대 내에 '레이쥔 과학기술 건물'을 기증하기도 하는 등 통 큰 기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