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거짓광고로 사교육 부추긴 유명 학원의 '민낯'

2023-12-1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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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주경제
김면수 탐사보도팀장 [사진=아주경제]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이 사교육 카르텔 근절 의지를 피력한 후 교육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 범정부 차원으로 사교육 단속이 이뤄졌다.
 
그리고 약 6개월이 경과한 지난 11일 공정위는 9개 대학입시학원 및 출판사의 부당한 표시·광고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18억3000만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적발된 업체는 ㈜디지털대성, 메가스터디교육㈜, 에스엠교육㈜, 이투스교육㈜ 등 5개 학원사업자와 메가스터디㈜, ㈜브로커매쓰, ㈜이감, ㈜이매진씨앤이 등 4개 출판사업자다.
 
이들 업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문제를 출제한 적이 없는 강사를 ‘전직 수능 출제위원’으로 속여 수강생을 끌어 모았을 뿐만 아니라 수강생·합격자 수 등 학원 실적도 부풀려 광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례로 메가스터디는 집필진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 모의고사에 참여한 경력만 있어도 수능·평가원 모의고사 경력이 있다고 표기했고, 검토위원 경력만 있어도 출제위원 경력이 있다고 거짓 광고했다.
 
또 시대인재 학원을 운영하는 하이컨시는 '메이저 의대 정시 정원 2명 중 1명은 시대인재'라고 광고했지만, 이는 실제 의대 진학 실적이 아닌 자체 추정 인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투스교육 역시 교재 저자가 수능에 7번 참여한 출제위원이라고 광고했지만, 실제 수능 출제위원 참여경력은 3회에 그친 것으로 밝혀졌다.
 
미래인재 육성을 위해 나름 주춧돌을 자처하는 이들의 행태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수익에만 급급한 국내 대형 학원을 대표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사실 이들 학원사업자들의 행태를 요약하면 거짓 또는 허위 광고로 학부모와 수험생을 현혹해 돈을 벌었고, 나아가서는 사교육을 부추긴 주범인 셈이다.
 
문제는 사교육 주범들에게 부과된 과징금 규모다. 공정위가 각 사업자를 상대로 강도 높게 조사하고, 이후 법리적 검토를 거쳐 산출된 과징금이겠지만, 과연 그들이 벌어들인 수익과 비교할 때 너무 가벼운 수준은 아닌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부당한 표시·광고행위로 인한 과징금을 부과받더라도 이들에게 있어 남는(?) 장사라고 한다면 과거의 행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현재 과도한 사교육에 짓눌려 있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2022년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6조원으로 전년 대비 10.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세운 최다 기록(23조4000억원)을 1년 만에 경신한 셈이다. 또 사교육 참여율은 78.3%, 사교육에 참여한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2만4000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 중 초등학생은 1인당 월평균 43만7000원(9.2%↑), 중학생 57만5000원(7.4%↑) 그리고 고등학생은 69만7000원(7.3%↑)에 이른다.
 
아울러 학교급별 사교육비 총액은 초등학교(11조9000억원)의 경우 전년 대비 13.1% 늘었고, 중학교는 11.6% 늘어난 7조1000억원, 고등학교는 6.5% 늘어난 7조원이다.
 
이밖에도 사교육 참여율은 초등학교(85.2%)가 전년 대비 3.2%포인트 늘어난 반면 중학교(76.2%)는 3.0%포인트, 고등학교(66.0%)는 1.4%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불법 사교육에 대한 근절 의지가 보여주기식 ‘일회성 행사’에 머물러서는 안될 것이다.
 
정부는 또 얼토당토않은 허위광고를 매개로 수십만 학부모들의 등골을 휘게 하는 학원사업자에 대해서는 보다 강력한 제재와 함께 사교육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분명 학생과 학부모들은 사교육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마음 편히 대입을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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