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내 마련된 기숙사는 경쟁률이 워낙 높아 선발을 기대하지 못했습니다. 저희 학교 같은 경우 재학생 수 대비 기숙사 수용 인원 비율이 10%대입니다. 바늘구멍을 뚫고 들어가도 200만원에 달하는 한 학기 입사비를 한번에 내야 합니다. 저는 한 달 기숙사비가 34만원 정도인 공공형 연합기숙사에 거주하고 있는데,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고려대 재학생 박예담씨)
# 전북 고창군에서 대학을 오기 위해 상경했습니다. 학교 기숙사는 신청했지만 떨어졌어요. 대학 입학 전 원룸 옥탑방을 구했는데, 부모님이 반대하셨습니다. 안전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저는 한 집에 6명이 거주할 수 있는 월 60만원대 셰어하우스에 거주 중입니다. 월세 부담이 너무 커요. 저렴한 학교 기숙사에서 살고 싶습니다. (성신여대 재학생 홍은영씨)
민주당 청년 정책 당내 조직인 '랩(LAB)2030'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LAB2030 1호 정책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수도권에 3만호, 비수도권에 2만호를 설립할 계획이다.
우선 수도권은 구도심에 있는 폐교와 폐교 예정인 초·중등학교, 지자체 공공시설 등을 활용하면 3만호 건설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정민 민주당 LAB2030 단장은 "이를 위해 교육청과 협의해 폐교 예정인 학교를 사학진흥재단에 무상 임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을 넘어 폐교 운동장 부지를 활용해 기숙사를 신축하고, 교육청 활용 시설비 일부를 국고 지원으로 받는 방안도 포함된다.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신축 기숙사에 공영 주차장, 스터디카페, 문화체육 복합시설 등 편의시설도 설치한다. 홍 단장은 "한국사학진흥재단법 16조 2항에 따르면 국가나 지자체는 재단에 무상으로 재산을 배부할 수 있게 돼 있다"며 "법적 근거는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수도권에 위치한 서울대, 서울교대, 서울시립대, 경인교대 등 국공립대 부지를 활용해 기숙사 1만5000호를 추가한다. 공공택지 개발 사업에 기숙사 설치를 포함해 5000호를 더할 예정이다. 홍 단장은 "기숙사 부지를 무상 사용하고, 공공택지 관련 기금을 활용하는 등 민간 기부 방식도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홍 단장은 청년들이 월세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대해 "서울 대학가의 경우 원룸 가격 평균이 보증금 1000만원에 월 70만원 수준이다. 신촌 등 일부 비싼 지역은 80만원이 넘어가기도 한다"며 "주거 부담이 크면 월세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해 학업에 집중해야 하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대학생의 기숙사비 납부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도 도입한다. 고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대학 기숙사비 납부 방법을 늘리고, 기숙사비 분할 납부 의무 조항을 신설한다. 홍 단장은 "카드 납부에 대해 1.5% 수준인 카드 결제 수수료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대학에서 부담스러워 하는 상황"이라며 "카드 수수료 지원도 가능하도록 재정 지원 조항 신설을 추진한다"고 언했다.
기숙사비 카드 납부 불가가 그간 대학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라는 것이 민주당 진단이다. 양소영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은 "국내 4년제 대학 기준 60%가 넘는 대학에서 현금이나 일시불로만 기숙사 비용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전문대의 경우 일시불 비율이 79.%로 더 높고, 주거 부담을 줄이기 위해 카드 납부나 현금 분할 납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서울 청년들의 가장 큰 문제를 주거에 대한 불안감으로 보고 '청년 1호 정책'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주거 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라며 "수도권 대학이 많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뛰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 1호 정책으로 낮은 가격에 깨끗한 기숙사를 제공해 청년들이 주거복지를 누릴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