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모든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슈퍼앱` 출시 경쟁이 국내 금융권에서 치열해지고 있다. 금융서비스의 중심이 온라인과 모바일로 점차 이동하는 만큼, 편리한 앱을 만드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생존 경쟁이다. 관건은 핵심 서비스를 많이 담아내면서 얼마나 가볍게 만들어낼 수 있느냐다.
11일 신한금융그룹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자회사 앱의 핵심 기능을 한 곳에 결합하는 '신한 슈퍼쏠(SOL)'을 오는 18일 출시한다. 신한은행·카드·증권·라이프·저축은행 등 5개 자회사 앱을 합친 슈퍼쏠에선 △은행 계좌 개설 △카드 청구 대금 결제 △보험 청구금 납부 등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지주사들이 공통적으로 원앱 전략을 내놓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생존' 전략이다. 코로나19 충격 이후 온라인과 모바일을 중심으로 금융 플랫폼 활성화가 가속화하면서 지난해 기준 국민 10명 중 8명(77.7%)이 온라인에서 금융서비스를 이용했다. 금융사와 고객 간 접점이 대부분 플랫폼에서 발생하면서 한정된 기능만 제공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금융당국도 플랫폼 활성화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지난 5월 신용대출 대환 플랫폼이 출시된 데 이어, 오프라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주택담보대출까지 연말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특히 플랫폼 시장이 승자독식 구조가 강하다는 점에서 지주사들은 단순히 '고객과의 접점을 넓힌다'가 아닌, '최후의 생존 플랫폼'을 목표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3분기 5040억원에서 지난 3분기 7조9580억원으로 15배 이상 급증했는데, 이 중 절반이 시중은행에서 넘어간 금액이다. 카카오뱅크는 1700만명에 달하는 월간활성사용자수(MAU)를 기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주요 기능을 많이 담을수록 앱이 무거워지기 때문에 금융소비자에게 불편한 경험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은 금융사들의 고민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핵심 기능을 충실히 담아내면서도 느린 반응 속도로 답답한 경험을 주지 말아야 한다"면서 "주요 기능을 담아내는 것과 앱을 가볍게 만드는 사이 균형점을 찾는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