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잡음'에도 신탁 추진 단지↑…상계10단지 신탁방식 재건축 진행

서울시 노원구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노원구 상계10단지 아파트가 신탁방식으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하는 등 신탁방식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최근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KB부동산신탁이 서울시로부터 제재를 받고, 신탁방식을 택한 상계주공5단지의 시공사 성정이 취소되는 등 잡음이 잇따르고 있지만, 다수의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조합 시행 방식보다 빠른 속도와 전문성의 강점을 갖춘 신탁 방식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10단지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는 최근 재건축정비사업 예비사업시행자(신탁사)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상계10단지는 2654가구 대단지로 현재 재건축 사업을 위해 정밀안전진단 비용을 모으고 있다.

 
예비사업시행자로 지정되면 정비계획 수립이나 인허가 업무 지원, 사업성 분석 및 추정 분담금 심의지원, 주민설명회 지원, 안전진단비용 등 대여 업무 등을 진행하게 된다. 다만, 추후 시업시행자 지정 및 동의서 징구를 완료해야 사업시행자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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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훈 상계10단지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 위원장은 "두 번의 설명회를 진행하고 설문을 통해 의견을 모은 결과 85% 이상이 신탁 방식 재건축에 찬성했다"며 "주민들이 신탁 방식 사업을 진행하면 투명성과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비사업시행자를 선정한 뒤 사업시행자 전환을 위해 동의서를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의 경우 수원 연무동과 안양시 안양동에서 신탁방식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최근 인천 효성동 소규모재건축 사업도 수주했다. 대신자산신탁은 창원 성산구 럭키반림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 참여를 위한 포석으로 재건축준비위원회와 MOU를 맺기도 했다. 

신탁 방식 재건축 사업은 조합 대신 부동산신탁사가 정비사업 시행 또는 대행을 맡는 방식이다. 앞서 양천구 목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 등의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 신탁 방식 사업을 추진하게 되면서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일부 사업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신탁 방식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황이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사업시행자인 KB부동산신탁이 확정되지 않은 신속통합기획안을 토대로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사업이 지체되고 있으며, 양천구 목동신시가지7단지(목동7단지)도 주민의사가 통일되지 않은 상태로 신탁 방식으로 추진되며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신탁사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표준계약서·시행규정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규정에는 △초기사업비와 공사비 등 사업에 필요한 자금 직접 조달 △보수 산정방식 개선 △주민 동의 확보 규정 강화 등 내용이 담겼다.
 
한 대형 신탁사 관계자는 "신탁 방식은 아직 모범이 될 만한 사례나 시스템이 완전히 구축되지 않은 과도기적 단계를 지나가고 있다"라며 "최근 정부의 시행규정 발표가 적절한 시기에 나왔고, 신탁 업계를 위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