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한국 경제가 이미 수출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하며 내년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국내외 주요 기관 전망치보다 0.1~0.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 부문에서 큰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 지수는 최대 2800선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비중 확대’ 의견을 내놨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아시아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6일 골드만삭스 서울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호주 등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출 증가율은 4~5%"라며 "한국은 이 중 가장 높은 9~10%대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3%로 시장 평균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봤다. 그는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수입 물가와 고용시장 안정으로 2%대로 하락한다"며 "한국은행이 이르면 내년 2분기께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등으로 왜곡됐던 소비 패턴이 이제 정상화되고 있다"며 "제조업 등 수출 품목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AI 반도체를 생산하는 한국과 대만은 이미 공급망 재편 혜택을 보고 있다"며 "미국 등 주요국의 공급망 다변화 시도가 한국의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기업의 수출 시장 확대 기회가 내년에 더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령층이 많은 인구구조는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고 일축했다. 그는 "20~30년 뒤에는 AI가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 영역에 적절히 활용돼 생산성 악화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AI는 한국과 접점이 많다"고 분석했다.
내년 코스피는 2800선까지 오르고 원·달러 환율은 1251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여러 문제가 있지만 수출이 좋아지면 시장에 유동성은 늘어난다"며 "경상수지 흑자로 시장에 자금이 대량 유입되고 원화 강세로 수입 물가가 하락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 글로벌 주식시장 수익률은 평균 10%로 예측되는데 유럽과 아시아는 상대적으로 업사이드(상승여력)가 많아 15~16% 수익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