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vs ?' . 내년 총선 인천 계양을의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굳은자다. 이재명 대표다. 여당 국민의힘 후보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누가 되든 내년 총선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구가 될 것이다. 대선 주자였던 이 대표와 대결하는 여당 후보는 당락 여부에 관계없이 단숨에 스타 정치인으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를 겨냥한 잠룡급 후보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2기 개각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교체하면서 계양을과 관련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대표를 찍어 누를 상대 주자로 원 장관을 '픽(pick)'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아직은 알 수 없다. 누가 국민의힘의 인천 계양을 출마자가 될지 현재로서는 가늠키 어렵다.
현지 민심도 아직은 엇갈린다. 한번 더 "이 대표를 밀어주자"는 분위기도 있지만 한쪽에선 "이제 물갈이 할 때"라는 말도 들린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지 않은 만큼 지금의 민심은 그냥 여권에 대한 불만으로 해석된다.
이날 계양산 전통시장 옆 공원에서 만난 A씨(81)는 “이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우선 지역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 지역 토박이가 나와야 한다. 여기 살지도 않는 이 대표가 와서 한 게 뭐가 있냐”고 비난했다.
전통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지역 민심을 다시 알아봤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이 대표인지 헷갈려 하는 주민도 있었다. 계양산 전통시장에서 만난 B씨(76)는 “그 양반이 여기 와서 한 것도 없다. 지역 주민들은 '이재명인가'. 그 사람은 인정도 안 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원 전 장관 역시 연고가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40대 C씨는 “원 장관이 나와도 안 될 거라 본다”며 “종부세가 엄청 깎였는데 강남이나 이런 곳은 영향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동네에 영향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는 “여기는 그냥 민주당”이라며 이번에도 역시 승기는 민주당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자영업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임학사거리 인근에서 20년 넘게 약국을 운영한 40대 여성 D씨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같은 부정적인 의견이 있지만 결국 이 대표의 당선이 유력할 거라고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계양구청 인근에서 붕어빵을 팔고 있는 50대 여성 E씨도 이 대표를 지지했다. 그는 “성남시장 시절 보여준 모습 그대로 추진력을 갖고 일해주길 바란다. 계양구 장기동의 교통혼잡 문제나 경인 아라뱃길 인근 인프라 부족 문제 같은 현안들을 잘 처리 해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구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30대 여성 F씨도 이 대표의 재당선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와 같은 힘 있는 정치인이 와야 한다”며 “이제 겨우 2년이 지난 만큼 한 번 더 하시면 더 크게 될 분”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원 장관 외에도 지역구를 오랫동안 지키고 있는 윤형선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의 이름도 거론됐다. 인천 동양동 센트레빌 경로당에서 배식 봉사 중인 윤 위원장을 만났다. 윤 위원장은 “이 대표가 출마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다음 주 후보등록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지역에 산 지 27년째다. 현재 국민의힘의 간판을 달고 선거를 할 사람이 없다. 상대가 누구든 이번 총선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소임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위원장은 “숨어 있는 유권자들, 중도층 지지자들의 표심을 얻는 게 관건”이라며 “젊은 사람들,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당 지지도나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결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자가 이틀간 계양을에서 느낀 지역 민심은 물음표다. 누구를 선택할지 결정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역의 정서를 잘 읽고, 지역 현안 사업과 지역을 위해 진정 일할 일꾼을 뽑고 싶다는 게 지역민들의 본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