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금융권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당국도 은행을 중심으로 증권사까지 ELS 불완전판매 전수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은행에 비해 불완전판매 우려가 작고, 상품 손실에 대한 리스크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는 설명이다.
ELS는 기초자산이 녹인(Knock in) 레벨 이하로 내려가지 않았을 때 일반 예금상품보다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보통 3년 만기로 6개월마다 조기 상환 기회가 주어지며, 조기 상환되지 않았더라도 녹인 레벨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과 약정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반대로 녹인 레벨 밑으로 내려가면 원금 100% 손실도 볼 수 있다.
녹인은 ELS 원금 손실 발생 구간을 가리키며, 녹인 레벨 50~65%대에 설정된 상품이 주로 판매된다. 홍콩H지수 ELS 녹인 레벨 50%, 65% 미상환 금액도 각각 8조2261억원, 7조9450억원으로 가장 크다.
홍콩H지수가 1만~1만2000을 기록했던 2021년 상반기 발행된 ELS 규모를 살펴보면 1월 1조4836억원, 2월 1조5847억원, 3월 2조418억원, 4월 3조1637억원, 5월 1조7144억원, 6월 1조9269억원 등이다.
이후 지속적으로 조정을 받은 홍콩H지수는 지난 1일(현지시간) 5761.73까지 하락했다. 문제는 내년 만기 때까지 녹인 구간을 하회하면 대규모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은행과 증권사를 대상으로 ELS 불완전판매 관련 전수조사에 나섰다.
증권사 관계자는 “ELS 상품은 중수익·중위험 상품으로 투자자 숙려제도가 마련됐다”며 “상품 손실에 대한 헤지(위험회피)도 이뤄지기 때문에 은행권에 비해 리스크 부담은 작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증권가에서는 홍콩H지수가 포함된 ELS 발행이 늘고 있다. 홍콩H지수가 저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불완전판매 리스크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 달간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IBK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홍콩H지수, S&P500, 유로스톡스50 등이 묶인 ELS 상품을 출시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는 이미 과거 대비 전반적인 ELS 발행 규모가 크게 축소된 데다 지수형 ELS 가운데 H지수 비중이 지속적으로 낮아져 7%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라며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액은 과거 연간 50조원에서 5조원 미만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ELS 관련 수익 둔화 추세는 지속될 것이지만 추가적인 악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