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르면 다음 주부터 52개 그룹 계열사의 후속 인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금융권의 관심은 KT 금융계열사인 케이뱅크와 BC카드로 집중된다. 최원석 BC카드 사장과 서호성 K뱅크 행장의 임기가 모두 올해 연말로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특히 구현모 전 KT 대표 체제에서 임명된 인사들이 주요 쇄신 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KT가 발표한 인사·조직 개편에서도 김영섭 KT 대표이사는 '이권 카르텔'로 지목됐던 전무급 이상 임원 다수를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인사 쇄신을 단행했다. 김 대표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인사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KT의 자회사인 BC카드를 이끄는 최 사장은 구현모 전 KT 대표가 외부에서 직접 영입한 인물이다. 지난 2021년 3월 취임한 뒤 2년의 임기를 마치고, 올해 초 한 차례 임기를 더 연장했다. 하지만 최원석호(號) BC카드는 지난해부터 업황 부진에 따른 찬바람을 고스란히 맞고 있다. BC카드는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696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1년 전(1344억원)과 비교해 절반(48%) 수준에 그친다.
다만 전반적인 카드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BC카드 실적 부진의 책임을 최 사장에게 묻지 말아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최 사장은 지난 2015년부터 BC카드 사외이사를 역임한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기업에 녹아들어갔고, 취임 1년 만에 순이익을 45.8% 끌어올리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최 사장과 같이 구 전 KT 대표의 추천으로 케이뱅크에 입성한 서 행장 역시 올해 고꾸라진 실적이 발목을 잡고 있다. 케이뱅크는 올해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4% 빠진 3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의 핵심 평가지표 중 하나인 중저신용자 비중에서도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 3사 중 가장 낮은 26.5%를 기록했다. 올해 연말 목표치(32%)까지 도달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초 기업공개(IPO)에 실패한 점도 서 행장의 연임 전망을 어둡게 한다.
다만 그간의 실적을 돌아볼 땐 서 행장의 연임이 무리하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서 행장은 적자 늪에 빠져 있는 케이뱅크의 구원투수로 등장해 취임 첫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등장과 함께 존재감을 과시했다. 서 행장은 '금리보장서비스', '코드K 정기예금' 등의 상품·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내놨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케이뱅크는 연간 당기순이익 836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서 행장의 지도 아래 케이뱅크의 자산 규모는 4배 이상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