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오너 4세 허윤홍 사장이 경영 최일선에 나선 이후 동분서주하고 있다. 인천 검단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위기에 몰린 GS건설은 허윤홍 사장이 전격적으로 사령탑을 맡은 이후 사고 수습과 조직 쇄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허 사장이 지난 28일 외부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자리가 검단아파트 입주예정자 현장간담회라는 점도 책임 경영의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GS그룹은 29일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허윤홍 사장을 GS건설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GS건설 미래혁신대표를 맡아 오던 허 사장은 지난달 GS건설 CEO로 기용되면서 격랑에 흔들린 'GS건설호(號)'의 방향타를 잡고 있다.
허 사장은 28일 검단아파트 입주예정자 간담회에 참석하며 취임 이후 첫 외부 공식 행보에 나섰다. 이날 허 사장은 사고와 관련해 사과한 뒤 “명품 자이 단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고, 직원들도 자부심 느낄 수 있는 회사로 키워가려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고 이후 지난달까지 6개월여 기간 동안 GS건설과 입주예정자들의 의견 차가 상당했으나 허 사장이 취임한 이후 보상안 마련에 속도가 붙어 한 달 만에 마무리가 됐다는 후문이 나온다. GS건설은 국토부 중재로 LH와 함께 세대별 현금 지원 1억4500만원과 지체보상금 9100만원, 중도금 대출에 따른 대위변제 제공 등을 보상안으로 제시해 최종 합의했다.
보상안에 합의하긴 했으나 주차장 붕괴사고로 인한 영업정지 관련 사안은 GS건설의 ‘발등의 불’이다. 허 사장은 국토부의 영업정지 10개월 추진에 대응하기 위해 직접 소명 절차를 두루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내실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GS건설은 브랜드 마케팅 팀을 신설해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 회복의 목표를 명확히 했다. 아울러 임원 인사에서도 다수의 40대 젊은 임원을 전면 배치하는 등 ‘젊은 피’ 수혈에 나섰다. 흔들린 조직을 정비하고 조직에 역동성을 불어넣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10대 건설사에서 오너 일가 중 직접 경영 일선에 나선 인물은 허 사장이 유일하다"며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급락한 주가와 수익성을 회복하는 어려운 임무를 맡아 초반부터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