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신입사원 공개 채용 과정에서 남녀를 차별해 진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3일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함 회장에게 1심의 무죄 판결을 뒤집고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함 회장은 하나은행장으로 재임했던 2015년 신입사원 공개채용 과정에서 인사 청탁을 받고 서류·합숙면접·임원면접에 개입해 불합격 대상자의 점수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특정 지원자들에게 특혜를 준 혐의로 2018년 6월 기소됐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신입 행원의 남녀 비율을 4대 1로 차별 채용한 혐의도 받는다.
2심은 채용 과정에서 함 회장이 개입했다고 인정해 1심 무죄를 파기했다. 재판부는 "함 회장은 2016년 합숙면접 합격자와 관련해 부당하게 모 지원자의 합격에 개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부분을 파기할 사정이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부정 청탁에 의한 채용이 공적 성격이 강한 은행의 공정한 채용 업무를 방해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이로 인해 정당하게 합격해야 할 지원자가 탈락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1심은 지난해 3월 함 회장에 대해 부정 채용 지시 증거가 없고 차별 채용은 은행장의 의사결정과 무관한 관행이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함 회장과 하나은행은 판결에 불복해 상고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법원에서 최종 판단을 받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