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인공지능(AI)·클라우드·메타버스 등 미래 신사업 성장을 위해 100㎿(메가와트) 규모로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에 추진 중이었던 제2 데이터센터가 최종 무산됐다. 경쟁사 네이버가 '각 춘천'에 이어 최근 '각 세종' 데이터센터를 준공하며 AI·클라우드·슈퍼컴퓨터 등 분야에서 앞서가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업계에선 이번 사업 무산으로 카카오가 AI·클라우드 등 첨단 기술 경쟁력을 잃고 글로벌뿐 아니라 국내 기업 간 경쟁에서도 탈락할 것으로 예측한다.
23일 데이터센터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추진하던 제2 데이터센터 계획이 최종 무산됐다. 서울대 관계자는 "카카오와 사업 지속을 위해 여러 협의를 진행했지만 양측 간 뜻이 맞지 않아 사업 추진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4월 남궁훈 전 대표, 김성수 전 이사회 의장(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등 그룹 최고의사결정권자 주도로 서울대와 친환경 데이터센터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카카오는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연면적 4만평 이상, 전력량 100㎿ 규모로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카카오가 설립할 예정인 데이터센터 가운데 최대 규모며 지난 9월 준공한 안산 데이터센터 대비 2배에 달한다.
카카오는 시흥 데이터센터는 도시계획 인허가 등 행정 절차를 거쳐 2024년 착공해 2026년 준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획이 완료되면 시흥 데이터센터는 생성 AI를 포함한 카카오의 AI·클라우드 사업과 관련해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여겨졌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자체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며 서비스 안정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시흥 데이터센터가 무산되며 이러한 약속은 공염불이 됐다.
업계에선 시흥 데이터센터 설립이 무산된 이유로 카카오가 데이터센터 전력·부지만을 원하고 서울대가 요구한 산학협력·공동연구 등 지원에 소극적이었던 것을 꼽는다. 수도권 대형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를 위해 기업과 협력이 절실한 대학들의 급박한 사정을 이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시흥 주민들이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초고압선 매설을 반대하고 있지만 시흥 데이터센터 부지는 거주지와 떨어져 있는 만큼 이번 사태와는 무관하다.
23일 데이터센터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추진하던 제2 데이터센터 계획이 최종 무산됐다. 서울대 관계자는 "카카오와 사업 지속을 위해 여러 협의를 진행했지만 양측 간 뜻이 맞지 않아 사업 추진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4월 남궁훈 전 대표, 김성수 전 이사회 의장(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등 그룹 최고의사결정권자 주도로 서울대와 친환경 데이터센터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카카오는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연면적 4만평 이상, 전력량 100㎿ 규모로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카카오가 설립할 예정인 데이터센터 가운데 최대 규모며 지난 9월 준공한 안산 데이터센터 대비 2배에 달한다.
업계에선 시흥 데이터센터 설립이 무산된 이유로 카카오가 데이터센터 전력·부지만을 원하고 서울대가 요구한 산학협력·공동연구 등 지원에 소극적이었던 것을 꼽는다. 수도권 대형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를 위해 기업과 협력이 절실한 대학들의 급박한 사정을 이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시흥 주민들이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초고압선 매설을 반대하고 있지만 시흥 데이터센터 부지는 거주지와 떨어져 있는 만큼 이번 사태와는 무관하다.
최근 네이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은 해외 빅테크의 생성 AI·클라우드 굴기에 대응하고자 두 서비스를 위한 핵심 인프라인 초거대(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인프라 경쟁에서 조금이라도 뒤처지면 경쟁에서 영원히 낙오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배경에 깔려 있다.
네이버는 올해 10월부터 세종에 있는 최대 270㎿ 규모 제2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본격 가동하며 AI·클라우드·로봇·자율주행 경쟁력을 글로벌 빅테크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각 세종에 설치된 슈퍼컴퓨터 '세종'은 전 세계 22위, 국내 1위 성능을 갖추고 네이버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 모델 성능 강화를 이끌고 있다.
KT는 6000억원을 투입해 경기 부천시 삼정지구에 48㎿ 규모 신규 데이터센터 설립을 진행 중이다. 자회사 KT클라우드는 현재 115㎿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또한 서울 가산 데이터센터(20㎿)와 경북 지역 특화 데이터센터를 품는 등 200㎿ 데이터센터 확보 계획을 실천하며 KT그룹 AI·디지털전환(DX)·클라우드 역량 강화를 위한 핵심 축을 맡고 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SKB)는 통신 본연의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AI·클라우드 관리 등 미래 사업 성장을 위해 데이터센터 규모를 2030년까지 2배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SKB는 올 상반기 오류·양주 데이터센터 준공으로 100㎿를 확보했고, 부산 등에 대규모 센터 신설을 추진해 200㎿로 규모를 확장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90㎿ 상당의 평촌2센터를 준공하며 총 351㎿ 규모에 이르는 데이터센터를 확보했다. 경기 안양시에 있는 평촌2센터는 165㎿ 규모인 기존 평촌메가센터와 함께 LG유플러스 AI·디지털전환·상면 사업을 위한 핵심 거점 역할을 맡는다. LG유플러스는 2027년 준공을 목표로 경기 파주 등 신규 데이터센터 부지를 물색 중이다.
반면 카카오는 시흥 제2 데이터센터 준공이 무산되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6개월만 뒤처져도 치명적인 AI·클라우드 업계에서 1년 이상 시간을 낭비한 셈이다. 업계에선 네이버, SKT, KT, LG AI연구원, 엔씨소프트 등이 참여한 초거대 AI 경쟁에서 카카오가 AI 모델 학습·추론과 상용화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낙오할 것으로 예측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가 문어발식 사업 확장 이후 최근 김범수 창업자와 관련한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당국 허가가 필요한 사업에 제한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이어 "대외적으로 카카오 위상과 평판이 나빠지면 산학협력 과정에서 대학교마저 사업 제휴를 기피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경영에 위험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