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별력 높은 문항이 모두 '킬러문항'이라 할 수 없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지난 16일 국어영역 출제경향 브리핑에서 EBS 현장교사단인 윤혜정 덕수고등학교 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출제당국과 EBS 현장교사단은 수학과 영어영역도 킬러문항은 없었다고 강조했지만, 킬러문항이 배제된 첫 수능은 '불수능'이란 평가가 많다.
교육계에선 "신(新) 킬러문항이 등장했다"며 "정부의 사교육 경감 취지와 달리 사교육 열기에 불을 지필 것"이라고 우려한다. 정부가 '수험생에게 혼란을 주는' 킬러문항을 배제하기로 했지만, 수능이 되레 어려워지면서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채점 결과를 부풀리거나 허위로 입력하는 경우가 있어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전 과목 만점자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수능 이의신청이 없는 것은 (수험생들이) 다 공황 상태에 있기 때문"이라며 "현재까지 만점자가 나오더라도 아주 극소수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입시업계에선 수능에서 초고난도 문항이 빠진 곳을 중상난도 문항이 채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가스터디교육이 지난 17일까지 자사 채점서비스를 이용한 68여건을 분석한 결과, 정답률 30% 미만 초고난도 문항은 46개로 지난해(66개)보다 감소했다. 반면 정답률 30% 초과 40% 이하 문항은 93개로 지난해(58개)보다 늘었다.
올해 수능이 불수능으로 평가받는 데에는 지난해 수능보다 표준점수가 높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상위 1000등 표준점수 합산(국어·수학·탐구과목 2개) 분석 결과 지난해 수능보다 올해 수능에서 표준점수 분포 그래프 기울기가 급격했다. 기울기가 급격한 건 등수가 내려갈 때 점수 차이가 커지는 것을 나타낸다. 상위권 변별력 확보가 더 잘됐다는 얘기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6월 킬러문항을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으로 사교육에서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으로 정의했다. 국어·수학·영어·탐구영역에서 킬러문항 예시를 뽑아 설명했다. 학생들의 실수를 유발시키고, 공교육에서 다루는 일반적인 수준과 다른 문항으로 요약된다.
교육계와 입시업계 등은 정부가 정의한 킬러문항은 사라져도, 다른 의미의 킬러문항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봤다. 새로운 의미의 킬러문항을 대비하기 위해 고등학교 2학년 등 예비 수험생은 예전보다 사교육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교육부가 명확하게 새로운 유형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않는다면) 국어는 문학·독서와 선택과목에서 도처에 깔려 있는 킬러를 대비하기 위해, 수학은 새로운 유형의 복잡한 계산식이 등장하니 여기에 대한 대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정말 어려운 문제, 상위권 몇 퍼센트를 가리는 문제가 킬러문항"이라며 "새로운 유형의 (킬러) 문항이 나온 건 사실이니, 교육부는 해당 문항에 대한 정확한 명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 서열화와 줄세우기 수능은 변하지 않은 채, 문항만 바꾸면서 앞으론 (사교육을 통해) 촘촘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됐다"고 부연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지난 16일 국어영역 출제경향 브리핑에서 EBS 현장교사단인 윤혜정 덕수고등학교 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출제당국과 EBS 현장교사단은 수학과 영어영역도 킬러문항은 없었다고 강조했지만, 킬러문항이 배제된 첫 수능은 '불수능'이란 평가가 많다.
교육계에선 "신(新) 킬러문항이 등장했다"며 "정부의 사교육 경감 취지와 달리 사교육 열기에 불을 지필 것"이라고 우려한다. 정부가 '수험생에게 혼란을 주는' 킬러문항을 배제하기로 했지만, 수능이 되레 어려워지면서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킬러 없애고 전체 난이도 높이다
21일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전진협) 등에 따르면 재학생 중 전 과목 만점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N수생을 포함해도 만점자가 없으면 2011학년도 수능 이후 13년 만이 된다. 가채점 결과를 부풀리거나 허위로 입력하는 경우가 있어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전 과목 만점자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수능 이의신청이 없는 것은 (수험생들이) 다 공황 상태에 있기 때문"이라며 "현재까지 만점자가 나오더라도 아주 극소수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입시업계에선 수능에서 초고난도 문항이 빠진 곳을 중상난도 문항이 채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가스터디교육이 지난 17일까지 자사 채점서비스를 이용한 68여건을 분석한 결과, 정답률 30% 미만 초고난도 문항은 46개로 지난해(66개)보다 감소했다. 반면 정답률 30% 초과 40% 이하 문항은 93개로 지난해(58개)보다 늘었다.
올해 수능이 불수능으로 평가받는 데에는 지난해 수능보다 표준점수가 높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상위 1000등 표준점수 합산(국어·수학·탐구과목 2개) 분석 결과 지난해 수능보다 올해 수능에서 표준점수 분포 그래프 기울기가 급격했다. 기울기가 급격한 건 등수가 내려갈 때 점수 차이가 커지는 것을 나타낸다. 상위권 변별력 확보가 더 잘됐다는 얘기다.
"다른 의미 킬러 살았다···사교육 부채질할 것"
특히 이번 수능에선 '킬러문항'이 의심되는 문항도 나왔다. 대표적으로 수학 공통과목 주관식 단답형 22번이다. 유명 수학 강사가 22번을 풀이하는 과정을 유튜브 영상으로 찍었는데, 20분이 걸린 것으로도 알려졌다. EBSi에 따르면 수학 공통과목 주관식 단답형 22번은 오답률이 98.6%로 1.4%만 정답을 맞힌 것으로 추정됐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6월 킬러문항을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으로 사교육에서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으로 정의했다. 국어·수학·영어·탐구영역에서 킬러문항 예시를 뽑아 설명했다. 학생들의 실수를 유발시키고, 공교육에서 다루는 일반적인 수준과 다른 문항으로 요약된다.
교육계와 입시업계 등은 정부가 정의한 킬러문항은 사라져도, 다른 의미의 킬러문항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봤다. 새로운 의미의 킬러문항을 대비하기 위해 고등학교 2학년 등 예비 수험생은 예전보다 사교육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교육부가 명확하게 새로운 유형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않는다면) 국어는 문학·독서와 선택과목에서 도처에 깔려 있는 킬러를 대비하기 위해, 수학은 새로운 유형의 복잡한 계산식이 등장하니 여기에 대한 대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정말 어려운 문제, 상위권 몇 퍼센트를 가리는 문제가 킬러문항"이라며 "새로운 유형의 (킬러) 문항이 나온 건 사실이니, 교육부는 해당 문항에 대한 정확한 명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 서열화와 줄세우기 수능은 변하지 않은 채, 문항만 바꾸면서 앞으론 (사교육을 통해) 촘촘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됐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