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 상식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심소통, 청년에게 듣는다'를 주제로 청년 간담회를 열고, 당의 문제를 진단했다. 이 자리엔 전성균(33) 민주당 화성시의원 등 당 안팎의 청년 인사 10여명이 참석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7일 각 시도당에 공문을 보내 '2023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더민주 갤럭시 프로젝트'라는 콘셉트로 제작한 현수막 시안 4개를 안내하고 게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문제는 현수막 내용이었다. 현수막엔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 '청년 무시'라는 비판이 나왔고, 당 지도부는 "당에서 한 게 아니고 업체에서 한 것이고, 총선기획단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에서 진 이유 중 2030 세대 지지를 받지 못한 것이 가장 뼈아플 텐데, 이번 현수막은 2030 세대가 다시 민주당에 돌아올 수 있는 문을 막아 버렸다"고 주장했다.
하헌기(35) 전 상근부대변인도 "이번 현수막은 지난 대선 슬로건으로 내놨던 '나를 위해 이재명'의 연장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선거대책위원회가 '나를 위해 이재명'을 가져왔을 때 대체 누구를 타겟으로 하고 있고 핵심 메세지가 뭐냐고 따졌는데, '요새 2030은 거대 담론보다 이익 주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더라"라고 꼬집었다.
김민재 경남도당 대학생위원장 역시 날선 비판을 내놨다. 그는 "왜 청년들이 돈을 더 악착같이 많이 벌고 싶어 하는지, 그리고 왜 이렇게 사회적 문제들이 생겼는지 고민을 해보면 구조적 문제가 분명히 있다"며 "그런데 근시안적 멘트를 쳐놓고 한 해명에도 분명한 사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민주당의 도덕성 결여와 반성 부족도 문제점이라고 짚었다.
하 상근부대변인은 "(민주당은) 엄빠(엄마와 아빠) 찬스를 쓴 정당이었고, 지자체장이 젊은 비서를 성폭행한 당이었다"며 "또 지난 정부가 정권교체로 심판받았고,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밀렸는데 이 문제를 논할 때 항상 네 탓이라고만 한다"고 일침했다.
김윤환(35) 성남시의원은 "청년들이 민주당은 내로남불 정당, 방탄 정당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민주당 핵심 가치는 도덕이고, 도덕성을 회복해야만 공정을 되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원칙과 상식은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 등 친명(친이재명)계가 아닌 당내 비주류 의원들이 모여 지난 16일 출범했다. 민주당의 이번 청년 비하 현수막 사태와 같은 문제점을 앞으로도 꾸준하게 지적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