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알리바바, 11번가에 눈독…큐텐 매각 협상 불발 후폭풍

2023-11-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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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은 11번가 사장이 지난 17일 진행된 ‘11번가 오리지널 셀러 간담회’에서 참석한 판매자들의 의견을 듣고 답변하고 있다 사진11번가
안정은 11번가 사장이 지난 8월 17일 진행된 ‘11번가 오리지널 셀러 간담회’에서 참석한 판매자들의 의견을 듣고 답변하고 있다. [사진=11번가]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알리바바, 테무 등이 직간접적으로 국내에 진출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이커머스 기업 인수전까지 뛰어들며 한국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특히 매물로 등장한 11번가의 인수가 뜨거운 감자다. SK스퀘어가 큐텐과 11번가 매각 협상을 중단하자 차기 인수 후보로 글로벌 기업들이 거론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인터넷 종합 쇼핑몰 ‘아마존’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의 11번가 인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9월 SK스퀘어는 큐텐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양측의 이견으로 매각이 불발된 바 있다. 

아마존은 모그룹인 SK그룹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인수 후보로 꼽힌다.

알리바바는 자사의 해외직구 플랫폼인 알리 익스프레스로 국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초저가의 제품과 막대한 자금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알리바바가 11번가까지 인수할 경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큰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아마존이나 알리바바가 11번가를 인수하게 되면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쿠팡과 네이버쇼핑이 지난해 각각 36조8000억원, 35조원의 거래액을 기록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양강구도가 굳어진 상황이다. 

11번가의 지난해 거래액은 10조5000억원으로 시장 점유율은 7%다. 아마존이나 알리바바가 11번가를 인수하게 되면, 이 시장 점유율을 기반으로 자사 경쟁력을 더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11번가의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6019억원으로 전년 대비 27.6% 증가한 반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9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1%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852억원으로 지난해 756억원(SK스퀘어 공시기준)보다 증가했다.
 
11번가는 올해 수익구조 개선작업이 한창이다. 지난해 6월 직매입 상품을 기반으로 익일배송 서비스인 슈팅배송을 도입한 것도 그 일환이다. 

11번가의 매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큐텐과의 매각 협상이 불발되며 SK스퀘어의 선택지는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사들이는 콜옵션을 행사, FI에 11번가의 지분 매각 권한을 넘겨야 할 처지다. 

11번가는 2018년 국민연금 등에서 5000억원을 유치하면서 투자자에게 내걸었던 투자 계약을 이행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연내 추진하기로 했던 기업공개(IPO) 역시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과 알리바바는 11번가의 사업가치를 평가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11번가의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는 2조70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현재는 1조원 내외로 평가받고 있다. 매각 가격 인하가 불가피하단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11번가의 시장가치와 별개로 7%대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인수에 나서는 기업은 가격이 최대한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인수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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