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유통업계는 온라인·모바일 기반의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업계가 매출 성장을 이뤘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은 보장되지 않은 상태다. 내년에 쿠팡과 네이버 양강구도가 예상됨에 따라 중하위권 플랫폼업체들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이커머스 시장연구'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내년에는현재 1, 2위로 꼽히는 쿠팡과 네이버 등 상위 이커머스로의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먼저 신세계그룹 계열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는 내년 상반기에 설립될 합작법인의 자회사로 함께 편입돼 플랫폼별 정체성을 일부 버리고 각각의 강점을 취하는 전략을 취했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341억원을 기록한 G마켓은 알리익스프레스가 보유한 200여 개국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판로를 넓힐 예정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G마켓과 G마켓의 공신력 있는 60만 판매자망을 통해 한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특화 분야나 강점에 몰두하는 전략을 펼치는 이커머스도 있다. 11번가는 마진이 비교적으로 높은 패션·뷰티에 매진할 예정이며 컬리는 고급화된 뷰티와 식품 큐레이션 1인자로 나선다.
11번가 관계자는 "마진이 낮고 할인율도 높이기 어려운 가전·가구 등 분야보다는 장벽이 낮은 패션과 뷰티에 집중하려 한다"며 "버티컬화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며 관련해서 마케팅 강화와 쿠폰 활성화도 이어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컬리 측은 "컬리는 제품 기획부터 출시까지 몇개월간 MD와 그룹장들을 포함한 위원회가 수없이 많은 회의와 시식 과정을 거친다"며 "컬리의 콜드체인 시스템은 유명하며 물류도 인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만큼 프리미엄 식품 및 뷰티 큐레이션과 신선 배송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계열 SSG닷컴은 코로나 시기 론칭해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시너지로 주목 받았던 이마트 매장 픽업 서비스 등 자잘한 서비스를 접고 명품 버티컬화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SSG닷컴 측은 신세계백화점의 이미지를 업고 패션·뷰티 등 명품 브랜드 유치와 판매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명품 관련 버티컬 앱 '알럭스'를 론칭한 쿠팡에 맞서 관련 시장 점유율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올해 이커머스업계는 11번가(3월)와 SSG닷컴(7월), G마켓(9월), 롯데온(6월·12월) 등이 인력 효율화를 위해 잇달아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비용절감 작업도 병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