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라운지] 이석용호 농협銀, '상생·디지털 금융' 두 마리 토끼 잡는다

2023-11-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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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용 NH농협은행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석용호(號) NH농협은행이 '상생금융'과 '디지털 전환'에서 동시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보이고 있다. 이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지역 소멸 대응·공동 발전을 위해 은행의 역량을 집중했고, 곧장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키워드를 잡아냈다. 또 이 행장은 여타 시중은행보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고, 순항하는 디지털화를 토대로 올해 3분기까지 호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지역경제와 상생" 강조···이석용의 '고향으로' 카드 통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이 지난 4월 출시한 'zgm.고향으로'(지금 고향으로) 카드는 이날까지 △체크카드 9만6500좌 △신용카드 15만3000좌가 개설돼 총 25만좌가 발급됐다. 고향으로 카드는 이용액 기준 △신용카드 0.1% △체크카드 0.01%가 공익기금으로 조성돼 농업·농촌·취약계층을 위한 사회공헌기금으로 사용되는 공익상품이다. 약 3개월여 만에 10만좌를 채웠는데, 이후 발급 추이가 더 가팔라졌다.

특히 고향으로 카드는 '고향사랑기부제'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이 행장이 직접 심혈을 기울인 역점 사업이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원하는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해 지역주민 복리·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기부자에게는 세액공제와 고향의 답례품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이 행장은 시중은행이 아닌 농협은행만이 할 수 있는 사업을 고민했고, 이번 카드 상품의 개발부터 홍보까지 적극 참여했다.
또 고향으로 카드와 같은 성격의 'NH고향사랑예·적금'의 경우 예금 1조9757억원, 적금 419억원 등 총 2조176억원(9만8715좌)의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상품은 연평균 잔액 0.1%를 농협이 기금으로 적립해 고객이 선택한 지역 사회로 환원할 수 있다. 현재 공익기금 적립액은 10억원이 조성됐다. 이런 지역 경제 지원 활동은 빠르게 도지역 내 소비를 이끌어냈다는 통계로 나타났다.
 
1000억 투자에 상생근무까지···조직 개편 '디지털' 핵심
이 행장은 이렇듯 '지역경제 환원'이라는 키워드로 상생금융 행보를 더욱 강화하는 것은 물론, 디지털 전환(DT)에도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시대가 변화하면서 디지털경쟁력 강화를 통해 고객에게 사랑받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현하겠다는 목표였다. 즉 디지털 전환이 생존 경쟁에서 가장 필요한 급선무 목표라는 인식을 농협은행 내 임직원들과 함께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농협은행은 지난 3분기 중 은행장 직속의 ‘미래 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조직 내 디지털경쟁력 강화를 어떻게 입힐 것인지를 고민했다. 현재 각 부서에서는 TF에서 논의한 주제·내용을 가지고 부서별로 어떻게 최적화할지를 고민 중이다.

앞서 외부 시선으로는 농협은행을 딱딱한 이미지로 보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농협은행은 되레 시중은행보다 더욱 디지털 전환에 '진심'인 편이다. 실제 내부에서 디지털 전환을 부서에 입히는 논의들은 상당히 파격적이다. 예를 들면 논의 안건 중에는 의왕에 있는 IT부서와 본사 부서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한 방안으로 한 공간에서 같이 근무하는 것이 좋을지, 상호 부서 간 순환 이동하면서 함께 근무하는 것이 좋을지 등을 내부에서 고민하고 있다.

특히 농협은행은 '디지털금융 플랫폼 전환' 프로젝트를 오는 2025년 2월까지 진행하는데, DT 사업에 투입되는 금액만 1000억원 이상이다. 핵심은 스마트뱅킹·올원뱅크·인터넷뱅킹 등 디지털금융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고, 대고객 서비스의 향상을 위해 기존 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요 보직에 DT경력자 또는 자격취득자 우선 배치 등의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실적 우상향 계속···단, 양적 성장 아닌 질적 성장도 필요
이런 이 행장의 혁신 동력을 기반으로 농협은행의 실적도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농협은행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605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 증가했다. 농지원사업비 부담 전 기준으로는 1조7877억원으로 전년보다 9.2% 크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농협은행의 이자수익(5조7666억원)이 우리은행(5조6170억원)보다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농협은행의 주요 애플리케이션인 'NH올원뱅크' 가입자수는 지난 2021년 780만5000명에서 2022년 901만2000명, 올해 9월까지 999만8000명을 기록하면서 10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 중 마이데이터 가입자수는 현재까지 277만5000명을 기록해 지난해 162만2000명보다 1년 새 71.1% 성장했다. 비대면 상품 판매 비중은 9월 말 기준 56.2%를 기록했다.

다만 디지털 전환에서의 양적인 변화 외에도 질적인 변화에서 성과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NH금융 핵심 앱 중 하나인 'NH스마트뱅킹'의 최근 1년간 평균 월 사용자 수는 622만명으로, 연초(1월) 638만명 이후로 줄곧 하락하는 추세다. 여기에 디지털에 친근한 젊은 세대의 유입도 적다. 특히 10대 사용자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 2020년과 비교해 약 9만5000명(상반기 기준)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올해 연말 여타 시중은행들이 '유니버설 앱'을 내놓는 것을 시작으로 은행지주 내 기능을 통합한 슈퍼 앱을 차례대로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농협은행의 슈퍼 앱 출시는 아직까진 '내년 중'으로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불어난 대출에 따른 건전성 이슈도 유의해야 할 요인 중 하나다. 농협은행의 연체율은 9월 말 기준 1년 전보다 0.17%포인트 오른 0.36%로, 4대 시중은행 평균(0.28%)보다 상당폭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부실채권으로 평가하는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13%포인트 뛴 0.3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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