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인공지능(AI)이 탑재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스마트폰 AI 통역사가 해외 바이어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통역 기능을 제공한다거나 회의 내용을 녹음하면 AI가 실시간으로 회의 내용을 분석해 필요한 자료를 찾은 뒤 회의 종료와 동시에 참여자들에게 회의록을 자동 발송하지 않을까. AI가 변화시킬 세상이 이르면 내년 초 현실로 다가올 전망이다.
◆'언어의 장벽' 허무는 AI...삼성이 첫 번째로 '픽'한 미래 스마트폰
삼성전자 관계자는 "진정한 소통과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획기적인 모바일 경험이 갤럭시 AI가 펼쳐가고자 하는 미래"라며 "누구나 언어의 장벽에 구애받지 않고 즐겁게 소통하는 것은 갤럭시가 앞으로 선보일 변화의 '맛보기'"라고 말했다.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스마트폰 AI 통역 기능은 개인 통역사를 둔 것과 같이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갤럭시 AI가 탑재된 폰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평소와 다름없이 자신의 언어로 편안하게 이야기를 하면 상대방이 갤럭시 AI폰을 사용하지 않아도 별도의 외부 앱 설치 없이 갤럭시 AI가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언어로 통역해 전달해 준다.
통역된 대화는 오디오(음성)로 들을 수도 있고, 텍스트 형식으로 스마트폰에 표시돼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특히 '온디바이스'로 제공되는 갤럭시 AI라 어떤 상황에서도 통화 내용이 휴대폰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아 보안 측면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은 "모바일 기술은 그동안 우리 사회의 소통과 생산성, 그리고 창조적 경험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었다"며 "이제 모바일 AI 기술이 갤럭시와 의미 있게 접목돼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고, 휴대폰의 역할을 재정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몸이 10개여도 모자란 'K-직장인'...메일·문서요약 등도 AI가 대신
삼성전자는 최근 생성형 AI모델 '삼성 가우스'도 공개했다. 삼성 가우스는 정규분포 이론을 정립한 천재 수학자 칼 프리드리히 가우스로부터 영감을 얻은 생성형 AI 모델로, 생성형 AI의 무한한 가능성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AI를 활용해 회사 내 업무 혁신을 추진하고 일상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생성형 AI 기술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삼성 가우스는 머신 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텍스트를 생성하는 언어 모델(Samsung Gauss Language) ▲코드를 생성하는 코드 모델(Samsung Gauss Code) ▲이미지를 생성하는 이미지 모델(Samsung Gauss Image) 등 3가지 모델로 구성됐다.
언어 모델은 클라우드와 온디바이스를 위한 다양한 모델들로 이뤄졌다. ▲메일 작성 ▲문서 요약 ▲번역 등 업무를 더 쉽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해주며 기기를 더욱 스마트하게 제어해 소비자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다.
코드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된 AI 코딩 어시스턴트 '코드아이(code.i)'는 사내 소프트웨어 개발에 최적화돼 개발자들이 쉽고 빠르게 코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코드 설명이나 테스트 케이스 생성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미지 모델은 사진이나 그림 등 창의적인 이미지를 손쉽게 만들고 기존 이미지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저해상도 이미지의 고해상도 전환도 쉽게 가능해진다.
삼성 가우스를 활용한 온디바이스 AI 기술도 소개했다. 삼성리서치가 개발한 다양한 온디바이스 AI 기술이 탑재된 제품을 사용할 경우 소비자들은 개인정보 전송 없이 ▲기기 제어 ▲문장 요약 ▲문법 교정 등을 더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생성형 AI 모델을 다양한 제품에 단계적으로 탑재할 계획이다. 김대현 삼성리서치 글로벌AI센터 부센터장(부사장)은 "AI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AI 활용 시 보안 및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AI 윤리 원칙'을 정해 이를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생성형 AI에 대한 지속적 연구를 통해 소비자의 경험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갤S24'...세계 최초 AI 스마트폰 되나
삼성전자가 준비한 AI 기능들은 내년 초 공개가 유력한 '갤럭시 S24' 시리즈부터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024년 출시하는 스마트폰부터 생성형 AI 기술이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 사업부 상무는 당시 "사용자들이 매일 사용하고 가장 필요로 하는 핵심 기능부터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하겠다"면서 "향후 스마트폰이 AI를 만나는 가장 중요한 접점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AI의 실시간 통역 기능과 생성형 AI 모델 삼성 가우스 등이 스마트폰에 모두 탑재된다면 갤럭시 S24는 세계 최초로 AI 기능이 적용된 스마트폰이 될 전망이다. 앞서 구글은 픽셀8 등을 공개하며 AI 폰의 가능성을 열었으나 기초적인 기능에 그쳤고, 애플은 아직 명확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