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해외에서 카드로 쓴 돈이 올해 3분기에만 12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전체 해외카드 전체 결제액을 벌써 돌파한 수치다. 업계는 코로나19 보상심리로 해외여행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카드사들도 해외여행 특화 카드를 속속 출시하고 나섰다. 남은 연차를 소진하고, 크리스마스와 신년 등을 외국에서 맞이하고 싶은 사람들이 몰리는 이른바 '연말 해외여행 시즌'을 앞두고 카드사들이 해외여행 수요를 겨냥해 다양한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농협) 등 국내 카드사의 해외이용금액 실적은 올해 9월까지 총 1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8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44.7%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해외 결제액(12조원)도 웃돌았다. 특히 여름 휴가철인 7~8월에만 3조3000억원을 해외에서 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하락기 신용카드 사용 유리...해외원화결제 차단도 '필수'
업계는 해외여행 시 살펴봐야 할 재테크 전략으로 크게 3가지를 꼽았다. 가장 먼저 '해외원화결제(DCC‧Dynamic currency conversion) 차단서비스'를 신청하는 것이다. 해외원화결제란 해외 가맹점에서 현지 통화가 아닌 원화(KRW)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해외 DCC 전문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다. 고객이 대략적인 결제금액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서비스 이용에 따른 수수료(결제금액의 3~8% 수준)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해외 원화결제 차단서비스는 해외에서 원화로 결제되는 경우 신용‧체크카드 승인이 거절되는 서비스다. 소비자는 카드사 콜센터나 홈페이지, 앱 등을 통해 서비스를 신청‧해제할 수 있다.해외결제 시 캐시백을 주거나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카드를 이용하는 것도 절약에 도움이 된다. 카드사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보상심리 등으로 해외여행객이 급증하면서 경쟁적으로 해외여행 특화 카드를 내놓고 있다. 해외결제 시 캐시백을 주거나 일부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항공사 마일리지를 주는 카드사도 있다. 항공마일리지를 쌓을 경우 항공권 구매뿐만 아니라 좌석 변경도 가능하다. 또 전 세계 곳곳의 공항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항 라운지 카드도 있다. 이 카드를 발급하면 공항 라운지 외에도 면세점, 호텔 등에서 혜택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 대표적인 마일리지 제도는 대한항공의 스카이패스, 아시아나항공의 아시아나클럽 등이 있다. 마일리지를 모으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상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도 쌓을 수 있다. 다만, 저가항공사를 이용할 때는 '수화물 조건'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저가항공사는 비행기표 예매 시 위탁 수화물을 포함하고 있지 않거나 취소 및 변경 수수료를 비싸게 책정하는 경우가 있다.
韓 해외결제액 12조...카드사 '해외여행 수요잡기' 경쟁 본격화
카드사들은 연말 해외여행을 계획한 고객들을 잡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해외여행 시 할인 혜택을 주거나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과 공항 라운지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카드도 나왔다.KB국민카드에는 해외가맹점에서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위시 올(WE:SH ALL)카드'가 있다. 이 카드는 해외가맹점에서 전월 실적 조건 없이 2%를 월 최대 4만원 한도로 할인받을 수 있다. '해외에선 체크카드'는 해외 이용 시 발생하는 수수료 1.25%를 돌려받을 수 있다. 해외 현지에서 ATM 예금 인출 시 100달러 이상 인출할 경우에 건당 수수료를 환급받을 수 있다. '스카이패스 티타늄 카드'는 전월 이용실적이 없어도 국내외 가맹점 이용 시 1000원당 1마일을 기본적으로 적립한다. 아울러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공항, 호텔 무료 발레파킹 등을 이용할 수 있는 '티타늄 서비스'도 제공된다.
신한카드의 '글로버스'는 해외에서 카드결제 시 발생하는 수수료가 면제되는 신용카드다. 이 카드는 국제브랜드수수료 1%와 해외서비스수수료 0.18%가 면제돼 총 1.18%의 수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월 실적이 30만원 이상일 경우 적립 한도 없이 해외 이용금액의 1.7%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또 전월 실적이 30만원 이상일 경우 인천공항 라운지의 연 2회 무료 입장이 가능하고, 인천공항 무료 발레파킹도 월 3회 무료 이용할 수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싱가포르항공 이용 시 마일리지와 면세점‧골프장 혜택을 주는 '싱가포르항공 크리스플라이어 더 베스트 신한카드'를 출시했다.
우리카드의 '트래블월렛 우리카드'는 해외 이용 시 미리 충전한 트래블페이 충전금액이 우선 차감되고 잔액이 부족하면 자동으로 신용으로 전환돼 후불결제된다. 국내 이용금액의 1%와 해외 이용금액의 2%를 트래플포인트로 적립 가능하고 선불 및 신용 결제금액 모두 비자 브랜드 이용수수료 1.1%와 해외이용 수수료 0.3%를 면제받을 수 있다. 트래블페이 결제한도 및 연결 계좌 역시 제한이 없으며 전 세계 38개국의 통화로 환전이 가능하다. 지난달에는 '카드의정석 EVERY MILE SKYPASS'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실적 관계없이 해외 이용 금액 1000원당 2마일, 국내 대상 가맹점에선 한도 없이 1마일을 적립할 수 있다.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는 전월 실적과 관계없이 환율 우대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 가맹점 이용 시 수수료 면제, 해외 ATM 인출 시 수수료 면제, 국내 가맹점 이용 시 0.3% 하나머니 적립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하나 CLUB H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리저브' 카드는 국내외 모든 하나카드 가맹점 이용 시 이용금액 1000원당 1마일리지가 기본으로 적립되며, 전월 50만원 이상 이용 시 해외가맹점 이용금액 1000원당 1마일리지가 추가 적립된다. 아울러 △인천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서비스 연 4회 △국내 특급 호텔‧인천공항 무료 발레파킹 서비스 등도 제공된다.
삼성카드의 'iD NOMAD 카드'는 해외직구를 포함한 해외가맹점 이용 시 2%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또 항공, 여행, 골프, 백화점, 프리미엄아웃렛, 온라인 쇼핑몰, 할인점, 면세점 업종 이용 건에는 1%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이외 가맹점 이용 시 0.5%의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롯데카드의 'Trip to 로카'는 국내외 전 가맹점에서 한도 없는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다. 특히 해외가맹점에서 기본 할인 혜택과 프로모션 혜택을 더해 최대 3.5%를 할인받을 수 있다. 지난달 이용실적이 30만원 이상인 경우 해외가맹점에서 결제금액의 2%를 할인해준다. '트래블엔로카' 카드는 수수료 없이 총 15개국 외화로 환전할 수 있는 '트래블포인트'를 적립해준다.
현대카드는 'The Green Edition2'를 통해 해외 호텔‧항공‧면세 이용 시 5%의 M포인트를 적립해준다. 이 카드는 전 세계 공항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인천국제공항과 국내 특급호텔에서 무료 발레파킹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대한항공카드'는 결제 건별 1000원 미만의 금액도 합산 후 소수점 이하를 올림해 마일리지로 적립해준다. 적립 단위에 맞춰서 결제하거나, 적립하지 못하고 버려지는 결제금액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소비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