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뱀 돋보기-②] 회장구속·상폐위기·세무조사…'오너 리스크'로 최대 위기 직면한 초록뱀그룹

2023-11-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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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여 사과하는 초록뱀그룹 경영진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김세연 초록뱀그룹 경영위원회 의장왼쪽 두번째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최근 발생한 최대주주 관련 사건에 대한 재발방지 및 경영정상화 방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계열사 임원들과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최대주주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이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관계사 주가조작에 연루된 의혹으로 지난달 29일 검찰에 구속됐다 2023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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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여 사과하는 초록뱀그룹 경영진. 김세연 초록뱀그룹 경영위원회 의장(왼쪽 두번째)이 지난 7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최근 발생한 최대주주 관련 사건에 대한 재발방지 및 경영정상화 방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계열사 임원들과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초록뱀그룹이 원종석 전 회장으로부터 촉발된 리스크가 그룹 전체를 강타하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7월 원 회장이 주가조작,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된데 이어 핵심 계열사인 초록뱀미디어는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했다. 

초록뱀그룹은 지난 7월 쇄신 방향을 발표하고 계열사마다 초록뱀이라는 단어를 회사 이름에서 삭제하는 등 경영정상화와 이미지 제고에 나섰지만 악재는 이어졌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9월 중순 초록뱀그룹 계열사에 대해 전방위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위기의 시작은 원종범 전 회장으로부터 시작됐다. 

원 전 회장은 빗썸의 실소유주인 강종현씨가 실소유한 빗썸 관계사 등에 거액을 투자하면서 강씨의 주가조작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지난 7월 검찰에 의해 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원 전 회장과 강씨 남매는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빗썸 관계사인 비덴트와 버킷스튜디오가 보유한 전환사채(CB) 콜옵션을 원 전 회장 자녀가 출자한 회사에 무상으로 부여해 이들 회사에 약 587억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았다.

당시 비덴트와 버킷스튜디오 주가가 전환가액 대비 2∼3배에 달해 원 회장 측에 거액의 부당이득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원 전 회장은 441억원 가량의 CB 인수대금을 댄 것으로 조사됐다.

원 전 회장은 초록뱀그룹의 미공개 호재성 정보를 이용해 자녀 회사에 CB 콜옵션을 무상 부여하면서 회사에 15억원의 손해를 입히고, 주가 상승으로 24억원의 부당이득을 올린 혐의도 받았다.

원 전 회장의 구속은 핵심 계열사인 초록뱀미디어를 강타했다. 초록뱀미디어는 드라마·예능 등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로 2002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그러나 초록뱀미디어는 원 전 회장이 지난 6월 주가조작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며 거래가 정지됐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8월 말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에 초록뱀미디어를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올렸다.

기심위는 지난달 25일 회의를 열고 초록뱀미디어의 상장폐지여부를 심의한 결과 ‘상장폐지’로 심의했다. 거래소는 오는 22일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개최해 초록뱀미디어에 대한 상장폐지 여부,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검찰과 거래소에 이어 지난 9월에는 국세청이 나섰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4국은 지난 9월 중순 요원들을 서울 강남구 초록뱀미디어 본사 등에 투입, 세무조사에 필요한 관련 자료 등을 예치했다. 이번 조사는 정기적 세무조사가 아닌 특별 세무조사 성격으로 파악됐다. 세무조사 대상에는 초록뱀미디어와 함께 오션인더블유, 씨티프라퍼티(구 초록뱀컴퍼니) 등 계열사 상당수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록뱀미디어가 지난 2021년 인수한 후크엔터테인먼트 역시 연이은 사정기관의 수사로 대형 악재에 휩싸인 상태다. 후크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1월 임원 횡령 등 의혹으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은데 이어 올 1월에는 서울국세청 조사4국의 특별세무조사를 받았다.

후크엔터테인먼트 권진영 대표는 지난 9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송치됐다. 권 대표는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후크엔터테인먼트 자금 약 4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초록뱀미디어가 후크엔터테인먼트를 인수 합병하는 과정에서 권 대표가 미공개 주요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매한 정황을 포착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로 재직했던 원엔터테인먼트의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는 소속 가수 이선희씨도 업무상 배임 혐의로 함께 송치된 상태다.

초록뱀그룹은 연이은 악재를 수습하는데 급급한 모습이다. 초록뱀그룹은 지난 7월 원 전 회장의 구속에 대한 사과 및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했고 원영식 전 회장은 회사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룹사 차원의 지배구조 개선 △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 등 메자닌 투자 금지 △정관상 목적 사업 중심의 영업활동 전개 등을 내용으로 한 쇄신 방안도 내놨다. 

초록뱀그룹은 계열사에 대한 ‘초록뱀’ 색채 지우기에도 나서고 있다. 초록뱀컴퍼니의 사명을 씨티프라퍼티로 변경했고 초록뱀이앤엠도 티엔엔터테인먼트로 바꿨다. 초록뱀헬스케어는 올해 4월 더메디팜으로 사명을 변경 후 반년 만인 9월에 에스메디로 다시 한번 사명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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