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현 경기 양주시장이 해외 연수를 앞둔 시의원 등에게 수백만원의 돈봉투를 전달한 의혹이 있다는 더불어민주당의 고발 사건에 대해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경기 양주경찰서는 지난 1일 강 시장을 공직선거법 혐의로 고발한 사건 관련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다고 2일 밝혔다.
그러면서 "고발인 조사를 토대로 조사 대상과 범위 등을 정해 수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강 시장에게 돈봉부를 받은 시의원 등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강 시장 소환에 앞서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이어 강 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민주당 경기도당은 지난달 12일 강 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정부지검에 고발했다.(아주경제 2023년 10월 12일 자 단독 보도)
민주당 경기도당은 고발장에서 "국민의힘 소속 강 시장이 공직선거법 제113조 제1항을 위반한 의혹이 제기됐다"며 "이는 명백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체 없이 진상 규명을 위한 수사에 들어가야 할 일"이라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특히 "이번 의혹은 지난 3월 공직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 금지' 위반으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은 후 일어난 일로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며 "강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이 사실이라면 법치주의를 무시하고 유권자를 기만한 비양심적 범법 행위로 무거운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법치주의를 부정하고 대한민국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행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 시장은 모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고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정부지검은 같은 달 25일 이 사건을 양주경찰서로 이첩했다.
강 시장은 지난 8월 24일 양주시의회를 방문해 해외 연수를 떠나는 시의장 등 시의원 8명에게 100달러 1장이 든 돈봉투를 각각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또 시의회 직원 8명과 시청 직원 4명 등 12명에게도 돈봉투를 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에게 전달된 돈은 모두 2000달러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260만원 상당이다.
강 시장은 시의회 방문 때 부재중이던 시의원 4명에게는 시의회 A팀장을 통해 돈봉투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 시장에게 돈봉투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시의원 4명은 강 시장 소속인 국민의힘 의원들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해외 연수 출발 전 돈봉투를 모두 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도 해외 연수 출발 당일 돈봉투를 돌려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강 시장이 시의원에게 직접 돈봉투를 전달한 정황도 확인됐다.
강 시장이 당시 자리를 비운 민주당 소속 시의원 4명에게는 A팀장에게 '100달러가 든 봉투를 '전달하라'며 맡기고 돌아갔고, 돈봉투를 돌려준 시의원과 A팀장 사이에 강 시장에게 돈봉투를 잘 전달했는지 확인하는 정황이 담긴 카톡 내용이 밝혀졌다.
공직선거법 제113조(후보자 등의 기부행위 제한) 제1항에서 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 등은 선거구민 또는 기관·단체·시설 등에 대해 모든 기부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한편 강 시장은 지난 3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법원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