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랠리에 올라타고 싶다면 숨을 한번 고르자. 이미 역사적 고점에 근접해 있어 추격 매수 리스크가 크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세 조정이 진행될 때마다 매수하는 게 오히려 유리하다는 조언이다.
31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트로이온스(약 31g)당 0.4% 오른 2005.60달러(약 271만367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지난 7월 31일 2009.20달러를 기록한 이후 3개월 만에 2000달러 선을 재차 돌파했다. 금 선물 시세는 이달 초 단기 저점을 형성한 뒤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은 통상 경기 상황이 불안정할 때 가격이 오른다. 리스크 회피 수단으로서 투자 수요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금 선물 가격은 10월 한 달 동안 8.57%가량 올랐다. 이 기간 2.83% 떨어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수익률을 크게 웃돈다.
금 선물 투자 상품도 수익률이 좋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가장 큰 운용자산을 보유한 스테이트스트리트 'SPDR 골드 셰어즈(GLD)'는 최근 한 달간 6.92% 수익률을 올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내놓은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와 삼성자산운용 'KODEX 골드선물(H)’ 기준 가격도 지난 한 달 동안 7.68%, 8.80% 올랐다. 불안정한 대외 환경이 금값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옥지희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스라엘 군이 가자지구 북부 일부를 장악하고 포위 작전에 들어가는 등 지상전 강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안전 피난처 수요에 금 가격은 7월 말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2000달러를 상회했고 시장은 금 가격이 2060달러를 돌파해 신고점을 기록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시점에선 금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금 시세가 역사적 고점 부근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금 선물 가격은 코로나19가 한창 확산하던 2020년 8월 6일 온스당 2063달러로 역사적 고점을 기록했다. 현물 가격도 이 시기 2075달러까지 올라 신고점을 경신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 이후 귀금속 섹터가 강세 사이클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지만 단기 금 가격 상승세에 올라탄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며 "중동 정세가 안정되면 금을 중심으로 한 안전자산 매수세에도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유입될 것으로 보여 가격 조정 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