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발고속열차(SRT) 운영사인 에스알(SR)이 발주한 차세대 고속열차 입찰과 관련해 경찰이 입찰방해 혐의로 SR 간부급 직원 등 관계자 3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이 사건과 관련해 입찰방해 혐의로 3명을 입건했다.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6월 17일 에스알과 현대로템에 대해 내사에 착수한 데 이어 올 8월 29일에는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에스알은 압수수색 직후인 8월 31일 차량기술처장 A씨를 직위해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SR은 지난 4월 1조원 규모인 3세대 고속열차 도입·유지보수 사업 낙찰예정자로 현대로템을 선정했다.
그러나 철도업계에서는 입찰을 앞둔 시점에 평가위원 명단이 외부로 흘러나갔다는 말이 나왔다.
입찰 심사 과정에서 경쟁입찰에 참여한 현대로템과 우진산전은 기술평가 점수 계량평가에서 각각 20.0, 19.685로 비슷한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비계량평가에서 현대로템은 67.80점을 받아 64.51점을 받은 우진산전을 3.3점 가량 따돌리며 사업을 따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평가위원 중 에스알이 선정한 9명은 모두 현대로템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직위에서 해제된 A씨가 평가위원 명단을 외부로 유출했는지와 그 명단이 현대로템에 전달됐는지 여부 등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SR은 허 의원실에 "현재까지 A씨에 대한 경찰의 소환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처를 하겠다"고 전했다.
허 의원은 "1조원대 사업 입찰에 대해 준시장형 공기업인 에스알과 대기업인 현대로템이 경찰의 수사선상에 오르게 된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