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총선의 '전초전'으로 불린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규모가 작은 구청장급 선거에 여야가 총력전을 펼치면서 윤석열 정부 '중간평가'라는 정치적 의미가 부여됐고,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내년 총선의 화두가 '정권 심판론'에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56.52%(13만7066표)의 득표율을 기록, 39.37%(9만5492표)를 얻은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에게 17.15%포인트(p) 차로 승리했다. 지난해 6·1 지방선거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김태우 당시 국민의힘 후보(50.6%)가 김승현 민주당 후보(48.1%)에게 2.5%p 차 승리를 거둔 것을 감안하면, 무려 20%p에 가까운 표심이 움직인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떠한 선거 결과든지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이날 자진 사퇴가 여당 참패에 대한 응답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연말까지 참모진 개편 등으로 국정 분위기를 쇄신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민생' 행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엄 교수는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 기조를 그대로 계속 살려 내년 총선까지 갈 거 같다"며 "비명계에 대한 숙청도 총선까지 없을 거 같다"면서 민주당의 결속이 단단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총사퇴하려는 움직임이 안 보인다. 이런 선거에서 참패를 하면 김기현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사과하고 싹 갈리는 게 정석"이라며 "이러면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갈려 내부 분열이 있을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유재일 정치평론가도 "정권 심판론이 의미를 부여받은 것"이라며 "'대통령 정치'에 대한 경고"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제기된 인사문제 등이 수도권 민심에 반영된 결과"라면서 "여당은 현재 패닉 상태일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여당은 전략에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고, 야당은 정권 심판론 기조를 계속 고수할 것"이라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는 최고의 시기가 찾아왔다"면서도 "다만 이 대표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마무리될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김기현 체제'로는 선거가 어렵다는 게 증명됐다"면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나 조기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형태로 가야 하는데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향후 총선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