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치솟은 '김장 물가' 탓에 김장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대형마트에서 4인 가구의 김장 재료를 구매하는 비용이 40만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특히 주재료인 배추와 무 가격은 작년에 비해 내림세를 보이고 있지만 부재료인 생강, 대파, 미나리, 소금까지 두 자릿수 이상 가격이 뛰면서 김장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aT KAMIS)에 따르면 전날 도매 가격 기준 배추 20포기를 김장하는 데 드는 비용은 36만4171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6만525원)에 비해 소폭 상승한 수준이다.
김장 비용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2017년 4인 김장 비용은 도매가격 기준 25만70원이었다. 그러나 매년 상승을 거듭하면서 5년 만인 지난해에는 36만450원으로 약 44% 치솟았다. 대형마트 기준으로 김장 비용은 47만3090원으로 더 비쌌다.
굵은 소금도 김장 비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다. 굵은 소금(8㎏)은 지난 4일 기준 도매 가격이 2만2560원으로, 전년 대비 25.9% 뛰었다. 고추가루(1.86㎏) 도매가는 지난해와 비교해 16.35% 오른 6만8301원이다.
반면 배추와 무 가격은 안정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배추(20포기)와 무(10개)의 도매 가격은 각각 14만480원, 2만5670원으로 나타났다. 작년에 비해 각각 13.5%, 36.1%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폭우와 기상 이변 등으로 배추와 무 가격이 급등하며 김장 물가 상승 폭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실제로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대형마트 기준 4인 가족 김장재료 구입비용은 44만2980원으로 40만원을 훌쩍 넘었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 배추와 무 작황이 좋아 김장 물가가 안정세로 돌아서야 하지만, 속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오히려 더 커진 상황이다.
이에 대형마트는 절임배추 판촉행사를 열고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오는 11일까지 해남·영월산 절임배추 예약 판매를 진행한다. 해남산 절임배추는 2만원대에 판매한다. 행사 기간 내 평균 절임배추 판매 가격에 비해 15% 저렴한 수준이다.
마트 관계자는 "지난 2일 가락시장에서 배추(10㎏, 망) 가격이 2만8000원대에 거래되며 전주 대비 20%가량 올랐다"면서 "채소 물가가 명절 이후에도 올라가면서 고객들의 장바구니 부담도 커지고 있는 만큼 절임배추 수요가 예년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