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보호소, 보호인가 '감옥'인가…"아동구금 '절대적 금지' 조항 신설해야"

2023-09-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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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출입국관리법 63조 1항에 대한 심판 선고를 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 

헌법재판소가 강제퇴거 대상이기만 하면 무기한 구금이 가능하도록 규정한 출입국관리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지만, 법무부가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외국인을 외국인보호소에 구금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아동을 구금하는 것은 국제적 기준에도 맞지 않고 헌법 정신과 인권 원칙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출입국관리법 개정 시 아동 구금의 '절대적 금지'에 대한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6월께 법무부가 미등록 체류자 단속에 적발된 외국인 남성의 3세 아들을 외국인보호소에서 19일간 구금했다가 강제퇴거한 사건이 발생했다. 헌법재판소가 무기한 구금이 가능하도록 규정한 출입국관리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직후 이같은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더욱 불거졌다. 
앞서 지난 3월 헌법재판소는 어린이, 장애인 등을 가리지 않고 강제퇴거 대상이기만 하면 무기한 구금이 가능하도록 규정한 출입국관리법 63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 헌법불합치는 심판대상 법률을 위헌으로 판단하면서도 법적 공백과 사회적 혼란을 피하기 위해 유예기간을 설정하고 해당 법의 효력을 유지하는 결정이다.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지면 국회는 일정 기간 내에 해당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헌재는 "무기한 구금 이외에 다른 수단으로 행정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 국제적 기준이나 외국의 입법례 등에 비춰봤을 때 현행법은 피보호자의 신체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강제퇴거명령의 효율적 집행이라는 행정 목적 달성을 위해 아동을 구금하는 관행이 계속되는 데에는 아동의 이주구금 금지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다는 점이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행정규칙인 외국인보호규칙이 '19세 미만인 사람은 특별히 보호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어디에도 아동의 이주구금을 금지해야 한다는 명확한 규정이 없는 상태다.

이에 2019년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출입국관리법 개정 등을 통해 이주아동의 구금을 금지할 것 △비구금형 대안을 보장할 것 △보호자 미동반 아동의 보호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 등을 권고하기도 했다. 2018년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도 "아동의 구금을 피하고 법에 아동의 최우선적 이익과 관련한 조항을 포함하도록 줄입국관리법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법조계는 아동 구금의 절대적 금지에 대한 조항을 신설하고 아동의 최상의 이익을 위해 보호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출입국관리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한재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는 "구금된 상황에서는 적절한 부양을 받거나 기초적인 영양, 피난, 보건, 사회 서비스 제공 받을 수 없다"며 "아동 구금이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은 성인에게 미치는 영향보다 훨씬 크며 돌이킬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이주민 아동을 구금을 하는 것은 생존과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조치로, 이는 공권력에 의한 아동 학대에 해당한다"며 "본인 또는 부모의 이주 지위와 관련한 이유만으로 아동을 구금하는 것은 아동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난민인권네트워크 아동 실무그룹장을 맡고 있는 김진 변호사는 "아동의 구금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국가들에서는 아동의 양육자인 부모에 대해서는 송환 결정 단계 또는 구금 개시 단계에서 아동 최상의 이익을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같은 외국 입법례를 참고해 아동 뿐 아니라 보호자의 구금 및 처우를 결정할 때 아동 최상의 이익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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