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中, 공매도 등 퀀트 투자 기관 조사…증시 하락 대응"

2023-09-2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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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증권감독당국, 헤지펀드·증권사 대상으로 공매도·퀀트 투자 등 조사

최근 중국증시 하락으로 공매도·퀀트 투자 세력에 대한 비난 고조

중국 내 퀀트 투자, 부실 상장사에 유동성 공급 수단 전락 비판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증권감독당국이 일부 헤지펀드 및 증권사들의 공매도 등 퀀트(정량 분석) 투자 현황에 대해 조사했다고 로이터가 소식통들을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최근 중국증시가 연일 부진의 늪에 빠진 가운데 공매도 세력 등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면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지난 수주 간 몇몇 주요 중권사들을 대상으로 공매도를 비롯, 퀀트 트레이딩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파생상품 및 데이터 기반 컴퓨터 모델을 활용한 첨단 거래기법에 대한 조사로, 최근 중국증시 하락과 퀀트 펀드 간 관계성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모습이다.
또한 증감회의 지시 하에 중국의 양대 증권 거래소인 상하이, 선전증권거래소는 주요 퀀트 펀드를 상대로 수익 전략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다고 다른 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그들은 트레이딩(전략)의 로직(구조), 수익 원천을 알기 원했다"며 "어떠한 상황에서 순매수 혹은 순매도 포지션을 갖는지, 그리고 매수 및 매도 주문에 대한 이유 등과 같은 것들이었다"고 언급했다.

증감회는 특히 헤지펀드의 직접주문전용선(DMA)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DMA는 주식 거래 시, 거래 주문이 증권사의 처리 작업을 거치지 않고 거래소에 곧바로 전달되기 때문에 일반 주문보다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곧 헤지펀드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중국 헤지펀드들은 DMA를 통해 증권사 자금을 쉽게 대출해서, 차입 자금을 이용하는 레버리지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 예로, 헤지펀드들은 1달러 대출 시 계좌에 그 4분의 1인 25센트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증권사 소식통은 "DMA는 (증권감독당국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며 "이는 높은 레버리지를 동반하고, 퀀트 펀드가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게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소식통들은 증감회의 조사가 초기 단계이고,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언급했다.

중국 증권감독당국의 이러한 조치는 최근 중국 정부가 증권거래 인화세(증권거래세) 인하를 비롯, 증시 부양책을 연이어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증시가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중국증시 하락의 원인으로 퀀트 펀드 및 공매도 세력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면서 증권감독당국 역시 조사에 나섰다는 것이다.

중국증시는 지난 달 중국 실물 경제지표가 개선되며 경기 호전 가능성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의 매도가 계속되며 증시도 하락세를 이어가는 양상이다. 이날 역시 중국증시가 외국인 매도 속에 하락세를 이어간 가운데 선전성분지수는 2020년 4월 1일 이후 약 3년 반 만에 처음으로 종가 기준 1만선 아래로 떨어졌다.
 
퀀트 감독 강화
앞서 증감회는 이달 초에 퀀트 등 프로그램 트레이딩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일각에서는 공매도 및 헤지펀드 활동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사실 공매도, 레버리지 등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헤지펀드 투자 기법들 중에는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기법들이 상당 부분 존재한다. 그 단적인 예가 1987년 뉴욕증시에서 발생한 '블랙 먼데이'다. 당시 주가지수 선물 매도를 포함한 '동적 헤징' 기법을 실행한 프로그램 거래로 인해 증시 낙폭이 더욱 확대됐고, 그 결과 단 하루 새 뉴욕증시가 20% 이상 급락했다.

중국 증권사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퀀트 펀드 규모는 2021년 연말 기준 1조800억 위안(약 200조원)으로, 규모가 전년 대비 2배로 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퀀트 펀드의 다양한 투자 전략에 대한 이해는 증권감독당국이 시장 변동성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 소식통은 언급했다.

홍콩 자산운용사 롱타오(워터 위즈덤) 에셋 매니지먼트의 펀드매니저 위앤 위웨이는 "중국 증권사들은 퀀트 펀드에 공매도 주식 대여에 더욱 적극적이다"며 "이는 그들의 액티브 트레이딩과 수수료 기여도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는 주식 대여에 접근하기 어려운 다른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공정하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자산운용사 퉁헝투자의 양 팅우 부사장은 퀀트 펀드 감독 강화에 대한 지지의 뜻을 밝히며, 많은 중국 퀀트 펀드들은 상장사의 펀더멘털(재무 상황)보다는 모멘텀 신호에 근거해 부실 기업에 투자해서 상당한 수익을 올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퀀트 전략 자체는 중립적 도구라면서도, "중국에서 그것은 안좋은 사람들에게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사용된다"며 지배 구조가 부실한 상장사들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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