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의 기대와 달리 매파적 면모를 꺾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가파르게 치솟는 유가로 인해 인플레이션에 관한 우려가 커지면서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90% 이상이 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상한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이코노미스트 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최종금리가 더 높게 형성될 것이라고 본 의견도 나왔다. 응답자 중 35%는 최종금리를 5.75~6%로, 응답자의 8%는 6% 이상으로 예측했다. 연준이 두 차례 이상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본 전망이다. 또한 이는 연준의 기준금리가 2001년 1월(5.5%) 이후 22년 만에 최고 수준의 금리를 뛰어넘는다는 관측이기도 하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장기화될 것으로 봤다. 응답자의 60%는 기준금리 첫 인하가 내년 3분기 이후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FT는 "이(내년 하반기 인하 의견)는 지난 6월 조사보다 두 배 늘어난 규모"라고 전했다.
연준이 매파적 면모를 쉽게 꺾지 않을 것이라고 본 배경으로 물가상승률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연말께 연준이 주목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이 3.8% 상승해 현재(4.2% 상승)보다는 완만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응답자의 67%가 내년 말 근원 PCE가 3%를 넘을 것이라고 보는 등 연준의 목표(물가 상승률 2%대) 달성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최근 가파르게 오른 유가가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본격화시켰다. 이날 기준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모두 90달러를 돌파했다. 두 원유 모두 연내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이날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현재 금리(5.25~5.5%)가 최종금리일 것으로 보고 있다. 11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전 주 대비 16.9%포인트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