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500선마저 붕괴된 가운데 4분기 실적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3분기 시장 기대를 밑도는 실적 발표가 지속됐는데 4분기 추정치마저 하향되면서 증시 분위기가 반전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1.94% 내린 2482.57을 기록했다. 지수가 종가 기준 2500선을 내준 것은 지난 8월 5일(2441.55) 이후 3개월 만이다. 뉴욕 증시는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는 반면 국내 주가지수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56조 8574억원이다. 1개월 전 대비 6.57%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통신과 화학이 각각 1개월 전보다 62.56%, 39.78% 하향 조정돼 가장 큰 변동 폭을 보였다.
개별 코스피 상장사 컨센서스를 살펴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4분기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188개사 가운데 47개사를 제외한 141개 상장사는 1개월 전보다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내려갔다. 전체 중 75%다.
LG화학은 1개월 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6338억원이었으나 현재 추정치는 1203억원으로 81.0%나 급감했다. 같은 화학업종으로 묶인 포스코퓨처엠도 1개월 만에 영업이익 추정치 변동 폭이 73.4%로 크다. HS효성첨단소재(-31.5%), 롯데정밀화학(-25.6%), 코오롱인더스트리(-16.1%) 등도 눈높이가 조정됐다.
SK이노베이션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개월 만에 93.0% 감소한 357억원으로 제시됐고 한화솔루션은 85.6% 내려간 120억원으로 전망됐다. 호텔신라도 87.1% 하향 조정돼 변동 폭이 컸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랠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 경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모습이다. 특히 화학업종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불황을 겪고 있다. 4분기도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룬다.
4분기는 다른 분기에 비해 실적이 악화되는 계절성도 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2017년 이후 4분기 마진은 평균 3.3%로 다른 분기 평균치(5~6%) 대비 부진했다. 잠재 부실을 미리 반영하는 '빅 배스'와 해외 자산 재고평가손익이 몰렸기 때문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순이익률 추정치는 6.0%로 3분기 대비 0.5%포인트 낮으나 추정치를 하회 할 가능성이 높다"며 "연말로 갈수록 추정치 하회 혹은 우려감이 반영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상장기업의 4분기 실적은 계절적으로 부진한데 올해 4분기 역시 과거와 반대되는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IT, 산업재, 소재, 에너지 업종은 추가적인 이익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