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해운사들이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팬데믹) 기간 동안 물류 변화와 미·중 갈등에 따른 대응이다.
FT는 코로나 팬데믹 동안 물류가 크게 증가하면서 해운 그룹들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했다. 일례로 세계 1위 해운사 덴마크의 머스크와 독일 해운사 하팍로이드는 베트남, 인도, 말레이시아에 해운망 구축을 위한 물류 인프라에 투자했다.
FT는 아시아 시장의 공급망을 둘러싼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팍로이드의 디라즈 바티아 인도 사업 본부장은 아시아 국가들이 탈중국하는 제조업 시설을 더 많이 유치하면서 해운 산업의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전 세계가 인도와 동아시아를 중국을 대체할 선택지로 보고 있다"며 "중동, 유럽 등 기업이 이 같은 시장에 투자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팍로이드 경영진은 이같은 아시아 공급망 구축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글로벌 기업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FT도 "이 같은 추세는 팬데믹 기간 동안 지정학적 균열과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생긴 모습"이라고 전했다.
아시아 물류 허브 구축에는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하팍로이드는 지난 4월 인도 항만 운영업체인 JM 바시의 지분을 40%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머스크도 올해 베트남 하테코 그룹과 함께 락후엔 항구에 정박지를 개발할 계획을 세웠다.
아직 중국이 화물 인프라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FT는 아시아의 해운산업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FT는 영국 해사 전문 컨설팅 기관 드류리의 연구를 인용해 아시아 남부의 컨테이너 수용 능력이 향후 5년 동안 31% 증가할 것으로 전했다. 이는 세계 항만의 수용능력 평균 성장률(14% 성장)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아시아 지역을 거쳐가는 물류 증가가 아시아 해운 산업의 성장을 이끌 요인으로 거론된다. FT는 유럽에서 아시아로 오는 물동량과 아시아 국가들 사이 물동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