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주택을 1년 미만으로 보유하고 주택을 매도하는 단기매도 비중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역대급 거래절벽 상황에서 실수요자의 거래만 소규모로 이뤄진 가운데 집값 또한 반등하면서 집주인들이 시장을 관망하며 주택 매도를 서두르지 않는 것으로 관측된다.
23일 법원 부동산 등기정보광장 소유권이전 등기 신청 매도인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에서 집합건물(아파트·빌라 등 상가 등 단독으로 쓸 수 있는 건물)을 1년 이하로 보유하고 매도한 비중은 2.8%(전체 거래 5272건 중 145건)로, 집계가 시작된 2010년 이후 월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해당 비중은 지난해 12월만 해도 9%를 넘었으나 올해 1월 5.9%로 크게 떨어지더니 지속 하락 중이다. 지난달도 역대 2위 수준인 3.1%(5186건 중 159건)를 기록하는 등 최근 들어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 모양새다.
최근 단기 매도 비중이 크게 쪼그라든 것은 지난해 거래절벽으로 인해 매도 가능 건수 자체가 줄어든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7월 매매거래가 644건까지 줄었고 12월 역시 834건으로 세 자릿수에 그쳤다. 지난해 하반기는 부동산원 집계 이래 가장 거래가 적은 구간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빌라 거래 또한 1만493건 거래되는 데 그쳤는데, 이 또한 집계 이래 최저 수준이며 2021년 하반기 2만4767건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의 경우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 부담 심화와 집값이 고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겹치며 매수심리가 감소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난해 역대급 거래절벽으로 인해 단기에 매도가 가능한 매물 자체가 줄어들었다”라며 “당시 매수자들은 투자 등 가수요가 아닌 정말 집이 필요해서 실수요자일 가능성이 높기에 단기에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집값 바닥론과 함께 실제로 집값이 조금씩 반등하기 시작한 점도 단기 매도 비중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5월 넷째주(22일 기준)에 전주 대비 0.03% 상승하면서 1년여 만에 하락세에서 벗어난 뒤 13주 연속 상승 중이다. 권일 팀장은 “(집값 하락을 예고하던) 부동산 관련 각종 수치가 개선되며 급하게 매도할 시기는 지났다”라며 “상황을 지켜보다 팔려는 시도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