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의 유족이 숨진 피해자 사진과 이름을 공개하며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주목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고(故) 이희남씨의 남편은 11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사건 당시) 제 아내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거 보고 내가 완전히 미쳐버렸다"며 "(아내는) 대학교 1학년 때 만난 제 첫사랑"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당시 남편과 함께 외식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인도 안쪽에서, 남편은 차도와 가까운 바깥쪽에서 함께 걷고 있었는데 최씨의 차량이 뒤에서 이씨를 덮쳤다.
이에 이씨의 남편은 "이건 차 사고가 아니라 완전히 테러"라면서 최원종에 대한 엄벌을 요구했다.
이어 유족들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주목받는 현실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씨의 사위는 "범죄자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건 정말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최원종은 지난 3일 오후 5시 59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인분당선 서현역 AK플라자 일대에서 차량으로 인도를 덮치고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1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가 숨지면서 경찰은 최씨의 혐의를 기존 '살인미수'에서 '살인 등'으로 변경했다.
또 다른 피해자인 20대 여성도 현재 연명 치료 중인 상황이다.
경찰 조사 결과 최원종은 정신병의 일종인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를 앓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피해망상에 따라 자신을 해하려는 스토킹 집단에 속한 사람을 살해하고, 이를 통해 스토킹 집단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망상에 빠져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원종은 지난 10일 검찰에 송치되면서 취재진을 향해 "피해자분들께 정말 죄송하고 지금 병원에 계신 피해자분들은 빨리 회복하셨으면 좋겠다. 사망한 피해자께도 애도의 말씀 드리고 유가족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반성문 제출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구치소에 가서 쓸 계획"이라고 답했다.